근로복지공단이 법원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사건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상소를 자제하는 쪽으로 소송 대응 방침을 바꾼다.
공단은 8일 최근 법원의 판결 경향과 패소 사건 유형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합리적인 상소 기준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원심 법원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1항에 따라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 인과관계를 인정해 공단이 패소한 사건은 원칙적으로 상소하지 않는다. 대신 공단은 상급심에 '원심 판단 존중' 의견을 내기로 했다.
산재보상보험법 제37조 1항은 근로자가 업무와 관련된 사유로 부상이나 질병, 장해를 입거나 사망한 경우 업무상 재해로 보되,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 인과관계가 없으면 예외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단은 다만 다른 사건에 미치는 영향이 크거나, 대법원 판단을 통해 법리를 축적할 필요가 있는 경우처럼 상소 실익이 분명한 사건에 한해서만 상소를 제기할 방침이다. 이런 판단 기준은 앞으로 업무 처리 기준에도 반영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대통령 업무보고와 국정감사에서 나온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공단은 지난해 12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법원 판결 경향을 살펴 반복적으로 산재로 인정되는 사례는 신속히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문이 있었고, 국정감사에서도 법원 판단을 존중해 재해 노동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공단은 최근 학교 급식실 조리 노동자의 폐암, 인쇄업체 노동자의 뇌종양, 반도체 제조 현장 청소 노동자의 유방암 사건 등에서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원심 판단을 받아들이며 상소를 줄여왔다.
박종길 공단 이사장은 "법원이 업무상 재해로 판단한 사건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존중하는 것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한다"며 "공단은 소송의 승패를 넘어 일하다 다친 사람이 신속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