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눈치 주는 현대차 새만금 9조 투자, 공장 아닌 '에너지 판' 깐다[기후로운 경제생활]

35년 표류 새만금, 현대차 9조 투자로 재부상 배경은?
AI 데이터센터·태양광·수소, 미래 산업 테스트베드
전주·완주 수소도시, 익산 두산퓨어셀…이미 형성된 전북 수소공급망
전력 수요 직접 창출 "전기 만들 곳보다 쓸 곳 중요"
정부·기업 '원팀' 산업정책 시대… 투자·관세·지원 맞물려
현대차 새만금 투자에 삼성·SK까지 지역 투자 눈치 중
"수소차 vs 전기차 논쟁 무의미, 문제는 에너지 저장·운송 구조"
전기 늘수록 필요한 수소, 중국도 5개년 계획서 수소 넣는다
"낯섦에 대한 거부감 접었으면, 10~20년 후 전북 달라질 것"



◆ 홍종호> 1991년 첫 삽을 뜬 새만금, 35년째 답보 상태였는데요. 이 새만금에 현대차가 과감한 투자 계획을 밝혔습니다. 인공지능 로봇 수소까지 새만금이 현대차의 미래 사업 거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데요. 이 계획의 현실성은 있는지, 현대차의 큰 그림은 무엇인지, 에너지 전환과 수소 경제 실현에 현대차가 어떤 역할을 할지 들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권순우 삼프로TV 취재팀장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 권순우> 안녕하세요. 삼프로TV 권순우입니다.

◆ 홍종호> 반갑습니다. 워낙 여러 분야에 관심 많으시고 취재도 잘하시는데, 특히 수소에 관심 많으시고 전문성도 굉장히 높다는 얘기가 들리더라고요. 특별히 수소 분야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있으세요?

◇ 권순우> 제가 수소 전문가는 아니고요. 수소라는 산업이 아직 대중화된 산업은 아니어서 연구하시는 분들이 적다 보니 여기저기 취재하다가 수소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예전에 수소차가 처음 나왔을 때 많은 분들이 수소차가 좋으냐 전기차가 좋으냐를 놓고 온라인에서 엄청 싸우시더라고요.

◆ 홍종호> 지금도 그런 논쟁을 하고 있죠.

◇ 권순우> 그래서 수소차가 좋은지 전기차가 좋은지 한번 알아보자 했는데, 막상 취재를 하다 보니 이게 수소냐, 전기냐의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이냐의 문제인 거고 전기만 하더라도 석탄 발전으로 하게 되면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잖아요. 그러면 이건 차의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의 문제네 싶었고, 인류가 그동안 쌓아온 화석연료 기반의 문명이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되는구나 해서 고리를 따라가다 보니 기사로 쓰기에는 분량이 너무 많더라고요. 그래서 관련 책을 썼었는데, 그 당시만 하더라도 제 책이 과학 코너에 핵융합 발전 옆에 있었습니다.

◆ 홍종호> 아, 그래요?

◇ 권순우> 아무도 찾아보지 않는 곳에 있었는데, 그때 문재인 정부 시절에 수소차에 드라이브를 걸고 넥쏘가 흥행하면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셨어요. 수소 문제는 단순히 수소라는 것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에너지 전환 관점에서 보면 굉장히 문명사적인 변화구나 해서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 홍종호> 좋습니다. 오늘 주제인 새만금은 사실 과거에 대표적인 국책 사업으로 말이 참 많지 않았습니까? 결국 실패한 거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는데요. 지금 현대차가 9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해서 큰 화제가 되고 있어요. 재생에너지, 그린수소 얘기도 계속 나오고, 태양광에도 조 단위 이상의 투자를 하겠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청취자분들을 위해서 현대차가 밝힌 새만금 투자 계획 내용을 설명해 주시죠.

◇ 권순우> 현대차가 밝힌 새만금 투자 계획이 한 9조 원 정도라고 하는데, 5조 8천억 원 정도는 AI 데이터센터에 투자합니다. AI 데이터센터라고 하면 예전에 젠슨 황 CEO와 치킨 회동을 한 적이 있었잖아요. 그러면서 GPU를 한 5만 장 정도 사기로 했는데, 자율주행차를 하려면 AI 데이터센터가 필요해요. 예전에 룰 베이스라고 해서 딱 룰을 정해준 자율주행 같은 경우는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필요하지 않은데, 이른바 e2e라고 해서 대규모 데이터를 모아 스스로 판단하게 만드는 자율주행차를 하려면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필요합니다. 거기서 5조 8천억 원 정도가 들어가는 거고요. 저는 이게 투자 규모가 그렇게 크다고 보진 않아요. 나머지 3조 원 중 한 1조 원 정도는 태양광 까는 거라서 그렇게까지 크다고 보지는 않는데, 저는 산업이나 제조업 도시들을 많이 가거든요.


그러면 왜 이 지역은 이런 산업이 형성됐을까 하고 히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특정한 혁신가들이 그곳에 거점을 잡고 그 안에서 확장하게 되고 주변에 협력업체들이 같이 오고 사람이 몰리면서 제조업 도시가 형성되거든요. 안타깝게도 전라북도 지역에는 그런 앵커가 될 만한 대기업들이 별로 없어요. 예를 들면 하림 정도가 있는데, 실제로 전라북도 가보시면 닭 키우는 양계장이 정말 많습니다. 그게 대기업이 주는 외부 효과라고 볼 수 있잖아요. 현대차가 거기에 거점을 마련하겠다는 것은, 당장 눈앞에 보이게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에요. 로보틱스라든지 수소라든지, 지금 당장 양산해서 매출을 내는 사업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여기에 거점을 마련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게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부지로 보면 한 112만 제곱미터 정도, 축구장 기준으로 한 150개 정도 규모니까 부지는 엄청나게 넓어요. 새만금 하면 태양광이 많다고들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그 지역에 태양광이 많이 있지는 않아요. 부지가 넓다는 거죠. 문제는 부지가 있어도 태양광을 만들면 전기 만들면 좋은 거 아니야 하고 생각하시겠지만, 전기라는 에너지원은 교수님이 훨씬 잘 아시겠지만 운송이나 저장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아서 전기는 아무 데나 코드 꽂으면 나오는 거 아니야 하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송전망 하나를 만드는 데도 최소 14~15년이 걸리고 저장은 사실상 불가능한 거죠. 양수 발전 정도로 대규모로 저장하는데, 배터리에 전기 저장하면 되는 거 아니야 하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걸 대규모로 하게 되면 굉장히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죠. 그러니까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전기를 사용할 곳이 있는가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새만금 지역에 태양광 부지가 넓다고 하더라도 거기서 생산해 봐야 쓸 곳이 없는 건데, 현대차가 그쪽에 로보틱스 공장이라든지 데이터센터를 만들게 되면 대규모 전력 수요가 생기고, 그러면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 때문에 태양광 관련 설치들이 가능해지는 구조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새만금이라는 지역만 바라보실 게 아니고, 왜 갑자기 생뚱맞게 거기다가 뭘 만든다는 거지? 하실 것 같아요.

◆ 홍종호> 사실 그게 참 궁금할 것 같아요. 왜 하필 새만금일까. 새만금은 과거에 담수호가 있었는데, 물 빼고 토지 안정화해서 농지를 만들자는 게 30년 전 계획이었잖아요. 그런 건 다 물 건너갔는데 왜 이 지역일까요? 전북은 산업화 측면에서 우리나라 여러 도 중에서 많이 진전된 곳은 아니잖아요. 현대차는 왜 새만금 지역에 주목했을까요?

◇ 권순우> 기업들이 뉴스에 나올 때 보면 좀 생뚱맞을 때가 있어요. 그런데 실제로 비즈니스들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새만금이라는 부지 옆에 전주가 있고 완주가 있잖아요. 전주하고 완주가 수소 도시 클러스터로 이미 지정돼 있습니다. 그쪽에 현대차의 상용 트럭 공장이 있고요. 수소 트럭과 관련해서 탱크를 만드는 일진그룹의 일진하이솔루스도 그쪽에 있고요. 익산으로 내려가면 수소에서 엔진 역할을 하는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가 있는데, 대표적인 회사가 두산퓨어셀이거든요. 두산퓨어셀의 연료전지 공장이 익산에 있습니다. 그쪽에 일종의 클러스터가 있어요. 그래서 원래 이걸 좀 더 확장해서 새만금에서 태양광을 설치한 다음에 거기서 생산된 전기를 기반으로 그린 수소를 만든다는 겁니다.

◆ 홍종호> 클러스터를 통해서 수소를 확보해서 공급한다는 거죠.

◇ 권순우> 그런 계획이 원래 있었고 그대로 진행해 보려고 했었어요. 새만금 지역은 부지가 넓잖아요. 2차 전지 투자가 한창 많이 이루어질 때 다양한 기업들이 그쪽 부지에 2차 전지 소재를 만들려는 프로젝트들이 많이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2차 전지 산업이 약간 기울면서 그 투자들이 지연되거나 철회된 것들이 좀 있고요. 익산으로 내려가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예전에 동박 만드는 회사인데 그 공장도 그쪽에 많이 있습니다. 아직 미래 산업이다 보니 클러스터화돼서 눈에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서 그렇지, 거기에 부분부분 박혀 있는 것들이 있어요.

이번에 정부 차원에서 전북도의 한 1조 원 규모 피지컬 AI 기반 소프트웨어 플랫폼 연구개발 생태계 조성을 위해 예타 면제(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확정한 프로젝트들이 좀 있습니다. 그런 프로젝트들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그 지역이 매력이 있고요. 앞으로 만들어가야 하는 부분에 있어서 충분히 씨는 뿌려져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홍종호> 청취자들께서는 아마 현대 하면 울산 아니야? 싶으실 것 같아요. 울산에는 조선도 있고 현대차도 있고, 그런데 이제는 국토 반대편인 새만금에다가 간다. 결국 지금 말씀하신 여러 공급망이나 이런 것들의 최적지라고 판단했을까요?

◇ 권순우> 최적지라는 개념을 단기로 볼 거냐, 중장기로 볼 거냐 좀 다를 수 있을 것 같아요. 울산이라는 지역은 굉장히 매력적인 제조업 도시입니다. 조선업도 있고 화학도 있고 자동차도 있고 내려가면 부산이 있고 창원으로 가면 기계 산업이 있고, 원전들도 울진 같은 쪽에 많이 있잖아요. 포항으로 가면 제철소가 있고, 그러니까 거기가 클러스터에 에드온을 하면 단기적으로 사업을 붙이기에는 굉장히 좋은 입지예요. 그런데 현대차가 하려는 로보틱스라든지 AI 데이터센터, 태양광, 수소 이런 것들은 어느 지역에 가더라도 산업 기반이 없습니다.

새만금은 일단 부지 자체가 태양광을 깔기에 굉장히 좋고, 정부 차원에서도 지원을 많이 하겠다고 하고 있어요. 거기다 아무것도 없는데 해도 돼요? 라고 했을 때, 우리가 산업화 시대에 왜 울산이 제조업 도시가 됐는가를 생각해 보면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정책이 있었거든요. 지금 정부는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전북도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굉장히 강하게 가지고 있고, 이전에는 전국이 다 똑같은 전기 요금을 적용받았다면 이제는 지산지소, 생산하는 곳에서의 요금을 낮춰준다는 측면이 있어요. 기업들이 그 지역에서 산업을 육성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정부가 만들어 주겠다고 하고 있거든요. 기업 입장에서 지금 당장 내연기관 생산 공장을 늘려야 된다면 거기다 설치하기는 어렵죠.

그런데 미래 기반을 보고 가는 거라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고 재생에너지 기반이 풍부한 새만금도 좋은 입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 홍종호> 현 정부가 지역 균형 발전, 특히 지산지소 말씀도 하셨는데 지역에서 만들어진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공급하고 수요처를 그 지역에 확보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청와대에서 많이 했잖아요. 현대차가 이런 정부 정책에 발빠르게 새만금으로 신규 투자를 하게 되면 정부와 잘 호흡할 수 있겠다, 이런 생각도 했을까요?

◇ 권순우> 분명히 있었을 거라고 봅니다. 지금 국제 경제적으로 세상이 많이 변해서, 예전 자유무역의 시대에는 정부의 역할은 간섭하지 않는 거였어요. 기업이 플레이어가 돼서 뛰는 거고, 거기서 중국이 정부가 개입해서 지원하는 부분들을 우리는 불공정하다고 얘기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세상이 변해서 미국이 인텔에 투자하고 지분을 확보하고, 정부와 기업이 한 팀이 돼서 움직이고 있거든요. 그런데 한 팀이라는 건 어느 일방이 도와주는 방식으로는 불가능해요. 예를 들어서 관세 협상을 했을 때, 우리나라가 자동차 품목별 관세 25%를 적용받았다가 3500억 달러 투자 조건으로 15%로 낮춰줬잖아요. 어쨌든 우리 국민의 돈을 가지고 현대차가 관세를 내는 부담을 덜어준 셈이 돼요.

그러면 현대차 입장에서도 국가 균형 발전에 대해 기여할 필요가 있거든요. 그래야 균형이 맞고 지속 가능할 수 있잖아요. 그리고 그걸 안 했을 때 정부로부터 지원을 못 받는 것도 생각해야 하는 거거든요. 현대차 입장에서 주가 측면으로 보면, 내연기관 자동차만 만드는 회사들의 밸류에이션은 굉장히 낮아요. 반면 로보틱스라든지 에너지 쪽을 하고 있는 기업들이 높게 평가받고 있거든요. 현대차도 로보틱스 쪽에서 인정을 받으면서 최근에 주가가 굉장히 많이 올랐습니다. 자동차 산업은 잘할지 모르겠지만 로보틱스 산업 같은 데는 어쩌면 스타트업 같은 초기 기업이거든요. 그 초기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로부터 지원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죠.


◆ 홍종호> 이건 약간 별도의 질문입니다만, 현대차가 새만금에 9조 원을 투자하는 정부 정책과도 상당히 연결되는 계획을 발표했을 때 삼성전자는 가만히 있을까요?

◇ 권순우> 사실 연락이 좀 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나 하고요. 용인 클러스터 이전 문제가 예전에 있었잖아요. 그러면서 서로 눈치를 계속 보고 있었는데, 그때 대통령 앞에서 간담회에서 전영현 부회장과 SK하이닉스 곽노정 사장이 앉아 있었는데 곽노정 사장이 자꾸 삼성전자 쪽으로 눈빛을 보내는 거예요. 정부 방침과 함께 가야 되는 측면이 있는데 SK하이닉스가 공장을 좀 먼저 지었거든요.

◆ 홍종호> 짓고 있죠, 하나.

◇ 권순우> 아직 첫 삽을 안 뜬 삼성에서도 가야 되는 거 아니냐는 눈치를 보내기도 했었고요. 삼성 같은 경우도 독일 공조 회사를 인수했는데 그 공장을 광주 쪽에 지으면서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하려 하고 있고요. SK그룹은 오픈AI와 함께하는 데이터센터를 전라도 지역에 만들려고 해요. 그런데 사실 그거 가지고는 좀 부족하다는 인식들이 있는 건 사실이죠. 그 와중에 현대차가 손을 번쩍 들고 새만금에 미래 산업에 한번 투자해 보겠다고 했더니, 청와대에서도 굉장히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강제로 내려보내는 건 정치적으로 부담이 있는데, 내려간다고 손을 들어주면 지원하는 데 정부도 굉장히 고마운 거죠.

◆ 홍종호> 정당성도 생기고요.

◇ 권순우> 그런 부분들이 있어서 삼성이나 SK그룹에서는 눈치가 더 보이는 상황입니다.

◆ 홍종호> 아까 태양광에 한 1조 원 정도, 기가 단위의 투자가 일어날 것 같은데요. 그 지역에 어느 정도 클러스터와 공급망이 구축될 가능성에 대한 지적도 하셨는데, 수전해 기술도 청취자들께서 잘 모르실 수 있고, 결국 이른바 깨끗한 수소, 그린수소라고 하잖아요. 이 산업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설명도 좀 해주시죠.

◇ 권순우> 수소가 저는 용어가 좀 마음에 안 드는 것도 있어요.

◆ 홍종호> 수소가 굉장히 종류가 많잖아요. 그린수소, 또 핑크수소부터 해서요.

◇ 권순우> 그레이나 옐로까지 되게 많은데, 저는 일단 연료전지라는 표현이 너무 싫어요. 전문가분들한테는 어렵지 않은 표현인데, 연료전지가 뭐야 하면 연료를 넣으면 전기가 나오는 건데, 그러면 디젤 발전기도 연료를 넣으면 전기가 나오잖아? 라고 생각하실 수 있거든요. 단순하게 설명해 드리면, 물이 H₂O이잖아요. 물을 딱 쪼개면 H₂와 O로 나뉘고 전기가 나와요. 반대로 H₂와 O를 붙이면 물이 되는 건데, 연료전지라는 건 수소와 산소를 붙여요. 붙이면 물이 나오고 전기가 나오죠. 반대로 물에 전기를 집어넣으면 쪼개지면서 수소하고 산소로 바뀌어요.

그러니까 넥쏘에 들어가는 연료전지가 수소를 넣어 전기를 만드는 것과 반대 효과가 있기 때문에, 현대차에서도 연료전지를 개발하면서 수전해 관련 기술들도 같이 개발했어요. 역반응이거든요. 또 현대차의 고민이 하나 있는데, 자동차 분야에서는 현대차가 수소 산업을 많이 이끌어 왔어요. 그런데 수소 산업이라는 건 수소를 생산하고 저장하고 운송하고 사용하는 전체 서플라이 체인이 만들어져야 되거든요. 석유라 하더라도 누군가는 유전을 개발하고 누구는 유조선을 만들고 누구는 석유를 옮겨 오고 누구는 주유소를 만들어야 내연기관차가 돌아다닐 수 있는 거잖아요. 아무 산업 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혼자 자동차를 만들다 보니 수소의 생산과 저장, 운송이 아무것도 없었던 거예요.

그러다 보니 현대차 입장에서는 하드 캐리를 하기 위해서 현대제철에서 부생수소를 만들고 현대글로비스가 수소를 운반하고 현대차가 수소를 사용하는 자동차를 만들고, 이런 것들을 통합적으로 해왔거든요.

◆ 홍종호> 그런데 그 수소는 깨끗한 수소라고 볼 수 없는 수소잖아요. 부생수소라든지, 개질수소라든지.

◇ 권순우> 그리고 그린수소, 물을 전기 분해해서 만드는 수소 같은 경우는 가격이 좀 비싸잖아요.

◆ 홍종호> 비싸죠.

◇ 권순우> 그러니까 시장성을 맞추기가 되게 어려워요. 지금 당장 돈을 벌겠다는 것보다는 미래를 내다보고 하는 건데, 미래를 내다본다고 돈을 계속 쓰면서 갈 수는 없거든요. 그러면 여기서 물을 전기 분해하고 전기를 사용하고 차를 만들고, 전주시나 전라북도 또는 국가 차원에서 수소 도시를 만드는 프로젝트들을 또 하고 있거든요.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쓰는 사람이 필요하고, 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만드는 사람이 필요하잖아요. 이걸 누군가 혼자 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와 기업이 같이 하게 되는 거예요. 도시를 만들게 되면 예를 들어서 두산퓨어셀에서 가정용 연료전지를 만들고, 그러면 보일러를 대신해서 연료전지를 쓸 수 있게 되는 거잖아요.

새만금에서 태양광을 깔아서 수소를 만들어 쓴다는 게 있다면, 반대쪽에서 수소 도시라든지 수소 모빌리티 쪽에서 수요와 공급을 맞추는 작업을, 시장성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계획적으로 기업과 정부가 함께 투자해야 하는 거라서, 단순히 새만금에 현대차가 공장 만든다는 게 아니라 그 지역 전반을 수소 도시화해서 에너지 테스팅 도시로 만들고 있는 프로젝트라고 보시는 게 더 맞을 것 같아요.

◆ 홍종호> 앞으로 얼마나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굉장히 중요할 것 같아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태양광으로 전기를 만들 때 이 전기를 바로 전기차에 공급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죠. 그런데 이 전기를 수전해로 수소를 뽑아내서 연료전지에 투입해 수소 연료전지차를 만든다면, 단계가 복잡하잖아요. 같은 태양광으로 한다고 했을 때 사업성, 경제성으로 보면 전기차가 쌀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건 어떻습니까?

◇ 권순우> 당연히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국가적인 차원이 있고 글로벌 레벨로 볼 게 있는데, 전기를 만들어서 바로 사용한다는 개념은 그 안에 전력망부터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야 하는 거거든요. 지금 화석연료 기반에서 재생에너지로 그러니까 이거는 수소냐, 재생에너지냐의 게임이 아니라 화석연료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인 거예요. 그 과정에서 수소는 독자적인 에너지로서의 역할보다는 재생에너지를 저장하고 운송하는 데 포커스가 돼 있는 겁니다. 전기가 감당할 수 없는 부분들의 운송, 저장을 수소가 해주는 거예요. 대표적으로 독일 같은 경우, 독일 북쪽에 풍력 단지가 있잖아요. 그 풍력 단지에서는 어마어마한 전기들이 만들어지는데, 공업 단지는 남동쪽에 있어요.

북쪽에서 만든 전기를 남동쪽 공업 단지로 보내야 하는데, 그러려면 어마어마한 송전 설비가 필요해요. 그 송전 설비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 지역 민원 문제도 있고 시간 문제도 있어서 여전히 못 만들고 있어서, 그 풍력 단지에서 만들어진 전기를 다 버리고 있어요. 버리는 비용만 해도 어마어마한데, 그런 지역에서는 차라리 그걸로 수소를 만들어서 돌리는 게 나아요.

◆ 홍종호> 전기를 오히려 비용이 쌀 수도 있다.

◇ 권순우> 방법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전기가 남아서 수소를 만들고 저장과 운송을 하게 된다면, 이걸 다시 전기로 만들어서 배터리에 넣어 쓸 것이냐, 아니면 수소를 직접 연료전지차로 이용할 것이냐에 따라 비용 구조가 달라지게 돼요. 이론적으로 뭐가 더 효율적이냐를 따지는 게 아니라 실제 환경 안에서 어느 지역에서는 수소 연료전지 차나 트럭으로 가는 게 유리하고, 어디서나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는 지역이라면 당연히 배터리 차가 유리하게 됩니다. 이걸 에너지 믹스라고도 하고 섹터 커플링이라고도 하는데, 에너지가 단절된 구간 구간을 무엇으로 메워갈 거냐에서 수소가 전기와 함께 갔을 때 의미가 있는 거예요.

이론적으로 전기의 효율이 어떻고 수소의 효율이 어떻고를 따지는 건 학자들이 연구하는 이과적인 영역이고, 실질적인 환경 속에서는 그게 필요한 곳들이 있어요. 예를 들어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시대 이후를 대비해서 사막에 어마어마한 태양광을 깔아 전기를 만들어요. 그럼, 그 전기를 누가 씁니까? 쓸 사람이 없잖아요. 그걸 어떻게 운송할 것이냐, 전봇대를 한국까지 깔 수는 없는 거고요. 호주에 출장을 갔을 때도 그 얘기를 하더라고요. 바람도 많이 불고 태양광 설치할 곳도 많은데, 제조업이 없어서 전기를 쓸 사람이 없어요. 전봇대를 태평양 가로질러 한국으로 보낼 수는 없으니까, 수소를 만들어서 한국에 수출하고 싶다고요.

◆ 홍종호> 국내에서 현대가 수소 산업의 깃발을 들었는데요. 모빌리티 외에 수소가 필요하고, 수소가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분야로는 앞으로 어떤 것들이 가능성이 있겠습니까?

◇ 권순우> 단기간에 될 문제는 아닌데요. 화석연료 기반의 기존 인프라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답이 없어요. 예를 들어서 원전 비중이 높아진다고 하면 원전은 경직성 자원이잖아요. 원전의 생산량이 늘어나면 재생에너지의 변동성과 충돌하게 돼요. 그렇다고 원전에서 전기를 생산하지 말 수는 없잖아요. 그럼, 원전 입장에서도 남는 전기를 수소로 전환해서 저장, 운송을 할 수 있게 되죠. 그 만들어진 수소는 써야 될 거 아니에요?

연료전지 차가 될 수도 있고 빌딩에서 정전이 됐을 때 쓸 수 있는 연료전지를 넣을 수도 있고, 지역에 따라서는 지역난방공사들이 열병합을 할 때처럼 수소 공급받을 수 있는 파이프라인이 있으면 지금보다 훨씬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도 있어요.

◆ 홍종호> 앞으로 항공이나 선박 쪽에서 수소를 활용해서 구동하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잖아요. 어떻습니까?

◇ 권순우> 선박이랑 항공 같은 경우는 지금 화석연료에서 전기로 대체하기가 가장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에 그런 얘기들을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수소로 간다고 하더라도 선박이나 항공은 쉽지 않아요. 항공 같은 경우도 처음에는 수소 얘기를 하다가 SAF(지속가능항공유)라는 대체 연료를 사용한다고 하고 있는데요. 수소 자체가 가지고 있는 기술적인 한계들이 좀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연료전지 같은 경우 트럭에 써도 한 10년을 못 쓰거든요. 한 5년 정도 쓰면 바꿔줘야 하기 때문에 얼마나 기술적으로 높여갈 수 있는가가 관건이에요. 수소를 항공기에 쓰면 좋겠다는 건 바람이고, 실제로 쓸 수 있는가 하면 배터리는 무거워서 항공기에 쓰기에 한계가 있고, 수소는 쓸 수 있지만 항공기를 운항할 정도의 기술력이 됐는가 하면 여전히 한계는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홍종호> 자, 어쨌든 현대차가 데이터센터, 태양광,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 새만금 지역 투자를 하겠다고 했는데요. 전북도 지역은 얼마나 준비돼 있습니까? 전북이 전남과 비교해서도 상당 부분 농업 기반의 모습을 보이고 있고, 실제로 소박하게 뭐 이런 식의 얘기들도 많이 나오는데요. 이른바 미래를 바라보는 첨단 산업들이 입지한다고 했을 때, 새만금 때문에 받은 상처도 많은 전북 도민들은 어떻게 보십니까?

◇ 권순우> 부동산 투자를 해보면 처음에 신도시에 들어가면 정말 힘듭니다. 지하철도 없고 상가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데, 10년 20년이 지나고 나면 그때서야 도시라는 형태가 만들어져요. 제조업 도시는 주거 단지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거든요. 현대차에서 공장 만든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도시가 변하지 않아요. 오히려 10년 20년을 좀 바라볼 필요가 있는 것 같고요. 제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하는 건, 2020년 이후에 전 세계 수소 생산의 70% 이상은 중국에서 해요.

중국이 이전만 하더라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세울 때 전기차가 항상 들어가 있었는데, 최근 양회를 하게 될 건데 앞으로의 5개년 계획에 공식 발표는 아직 안 됐지만 전기차 쪽은 빠진다는 얘기가 있고, 그 자리에 수소가 들어간다는 거예요. 세상에서 전기차를 제일 잘 만드는 중국이 왜 수소에 관심을 갖는가, 전기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수소가 필요하기 때문이거든요. 장기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뭐가 없어서 안 된다는 게 아니라 시작을 했기 때문에 10년 20년 후에는 돼 있을 거야라는 시각으로 보시면, 전라북도도 분명히 10년 20년 후에는 많이 달라져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홍종호> 전북도에서 오늘 말씀하신 대로 첨단 산업의 입지가 가시권에 들어왔으니까, 많은 산업들이 실제로 정착하고 다양한 산업 생태계가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권순우> 한 가지만 당부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낯섦에 대한 거부감을 조금 접어주셨으면 좋겠어요.

◆ 홍종호> 이건 전북 도민, 또 정치인에 대한 말씀이시고요. 너무 조급하면 안 돼요.

◇ 권순우> 아파트를 지을 때까지는 트럭도 돌아다니고 칸막이도 쳐져 있고 보기가 안 좋단 말이에요. 외부에서 오는 다양한 경제 주체들이 좀 낯서실 수 있는데, 기다리면 10년 20년 후에는 정말 새로운 도시가 만들어져 있을 거라는 걸 믿고 낯섦에 대한 거부감을 조금만 인내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홍종호> 좋은 말씀입니다. 자,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권순우 삼프로TV 취재팀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권순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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