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특검, '휴대전화 파손 지시' 이종호에 벌금 500만원 구형

특검 "대통령실 개입 경위 밝힐 증거 사라져"
이종호 "증거 인멸할 부분이 없었다"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류영주 기자

김건희씨 측근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휴대전화 파손·폐기를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특검이 이 전 대표에게 벌금 500만 원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이현경 부장판사)는 6일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는 이 전 대표와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차모씨에 대한 1차 공판을 열었다. 해병특검은 이날 결심에서 이 전 대표에게 벌금 500만 원, 차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각각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7월 15일 서울 서초구 잠원한강공원에서 차씨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파손·폐기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차씨는 이 전 대표의 휴대전화를 한강변 쓰레기통에 버린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해당 휴대전화는 이 전 대표가 과거 사용하던 기기로,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와 관련해 제기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연관된 시기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김건희씨 계좌 관리인으로 알려진 인물로, 사건 당시 김씨에게 접촉해 임 전 사단장 구명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특검은 최종 의견에서 "이 전 대표의 지시로 피고인 차씨가 휴대전화를 발로 수차례 밟는 과정에서 배터리가 터져 발생한 열로 인해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자 정보는 현재 기술로는 복구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3년 7월 당시 구명 로비의 실체와 대통령실 개입 경위를 밝힐 증거가 사라지게 된 점, 피고인 이 전 대표가 과거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수사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파손했다는 점, 수사 과정에서 법정에 이르기까지 증거인멸의 고의를 부인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변명거리를 주장하며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며 "피고인들의 죄책이 결코 가볍다고 볼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지난해 7월 특검의 압수수색 당시 포렌식 지원을 위해 현장에 참여했던 대전고검 소속 수사관에 대한 증인신문도 진행됐다.
 
해당 수사관은 압수수색 현장에서 휴대전화를 포렌식 장비에 연결해 공기계 여부를 확인했다는 이 전 대표 측 주장에 대해 "수사관이 현장에서 휴대폰을 (확인)하는 경우는 없다"며 "현장에서 봉인을 해서 포렌식팀에서 복제한 뒤에 선별하는 등 진행을 한다"고 증언했다. 또 현장에서 사건과 무관하거나 오래된 기기로 판단될 경우 압수하지 않는 사례는 있을 수 있지만, 포렌식 수사관이 직접 그 판단을 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최후 진술에서 "핸드폰을 5일 사용하고, 5일 사용한 내용을 김건희 특검에서 압수수색해서 열흘만에 다시 받은 것"이라며 "증거 인멸할 부분이 없었다"고 말했다.
 
변론을 종결한 재판부는 오는 4월 2일 오후 2시에 선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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