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디스카운트' 부른 주식 불공정…국세청 칼 뺐다

국세청 8개월간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집중 조사로 총 6155억 원 적발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이 5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 기자실에서 주식시장 불공정 탈세자 세무조사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세청이 주식 시장 불공정 거래 행위를 8개월간 집중 조사해서 6155억원의 탈루를 적발했다. 주식시장을 교란시킨 △주가조작 목적의 허위 공시 기업 △횡령 등 '먹튀' 전문 기업사냥꾼 △상장기업 사유화로 이익을 빼돌린 지배주주 등이 대거 적발됐다.

친환경 신사업 공시 후 사주에 수십억 몰아, 상폐 후 개미 피눈물

 
국세청은 지난해 7월부터 8개월간 27개 기업과 관련자 200여명을 대상으로 허위공시, 전문 기업사냥꾼, 사익편취 지배주주 관련 조사를 진행한 결과 소득 탈루액 2576억원을 추징하고 46건(고발 30건, 통고처분 16건)에 조세 범칙 처분을 했다.

우선, 국세청은 허위공시와 관련해 9개 기업을 조사, 1857억원의 탈루를 확인해 946억원을 추징했다. 검찰에 30건을 고발하고, 범칙금 납부를 통지하는 통고처분을 13건 했다.

적발된 기업 중 기계장치를 제조하는 A사는 '친환경 에너지' 등 신사업 추진 계획을 공시했다.

페이퍼 컴퍼니에 출자금과 대여금으로 100억원 가까이 출자한 뒤, 허위 임대차계약서와 가공세금계산서를 만들어 30억원 가까이 사주에게 몰아줬다. 사주는 이 돈을 고액 전세금, 골프 회원권 구입 등에 사용하며 호화생활을 누렸다고 국세청은 밝혔다. 결국 신사업이 실체가 없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주가는 3분의 1토막으로 폭락한 뒤 상장 폐지돼 소액주주는 큰 손실을 봤다.

국세청은 사주와 회사로부터 16억원을 추징하고, 가공세금계산서 수수 행위에 대해선 사주와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비상장 주식 일부러 떨어뜨려 자녀에게 64억원 몰아줘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이 5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 기자실에서 주식시장 불공정 탈세자 세무조사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울러 국세청은 지배주주의 사익편취와 관련해선 10개 기업을 조사해 1220억원을 추징하고 2건을 통고 처분했다. 탈루액수는 3665억원이었다.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는 B사의 사주 C씨는 자신이 지배하는 비상장법인의 주식을 자녀에게 헐값에 증여하고자 회사를 이용했다. 임직원이 보유한 비상장주식을 장외주식 거래 플랫폼에서 싸게 매도해 시가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뜨린 뒤, 주식 7만주를 자녀에게 증여해 이익 64억원을 몰아줬다.비상장법인의 경영권을 자녀에게 이전한 뒤, B사의 자금을 낮은 이자로 대여하는 등 부당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세청은 주식을 저가로 증여받은 사주 자녀 등에게 증여세 42억원과 법인세 43억원 등 총 90억원을 추징했다.

또 다른 회사의 사주도 상장 직전에 주식을 자녀에게 미리 증여했다. 단기간에 주식 가치는 9배나 상승해 자녀들은 100억원 이상의 이익을 얻었지만, 증여세는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사채업자가 인수한 상장회사, 수십억 차익 챙긴 뒤 주가 급락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이 5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 기자실에서 주식시장 불공정 탈세자 세무조사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번째 사례로 국세청은 8개 기업을 조사해 기업사냥꾼을 적발, 탈루 633억원을 파악해 총 410억원을 추징하고 1건을 통고처분했다.

기업사냥꾼이자 사채업자인 D씨는 차명으로 설립한 법인으로 금속 패널 제조 상장법인 E사를 인수했다. 주가조작 세력과 결탁해 차명 보유 주식을 가장·통정 매매하는 방법으로 80억원이 넘는 차익을 챙기고 양도소득세를 탈루했다. D씨가 주가조작 세력이라는 점이 알려지자 주가는 60% 이상 급락해 결국 개미들이 피해를 봤다.

국세청은 D씨에 차명주식에 대한 명의신탁 증여세 35억원, 양도소득세 31억원, 차명 법인 법인세 등 총 70억원을 추징했다.

국세청은 주식시장에서의 불공정 행위들이 시장의 신뢰도 저하 및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주요 원인이 된다며 대대적인 조사 확대를 예고했다.

주가 급변 동향, 비정상적 거래 패턴 등을 주시해 주식시장의 불공정 거래를 끝까지 추적하고, 명백한 혐의가 있다면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국세청 안덕수 조사국장은 "불공정 행위에 따른 부당한 이익에는 경제적 제재가 있어야 한다"며 "조세포탈 등 범칙 행위가 발견됐을 때 (고발 등) 형사적인 처벌로도 이어지도록 한 조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 주가조작범 등 시장교란 세력은 '패가망신'할 수밖에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며 "앞으로도 주식시장 내 반칙과 특권, 불공정 거래를 단호히 바로잡아 부동산에 편중된 자금이 기업 투자 등 생산적 부문으로 유입되는 데 주식시장이 핵심 플랫폼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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