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봉권 띠지 분실 의혹'과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 등을 수사한 안권섭 특별검사팀이 90일 간의 수사를 마무리한다. 특검은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 검찰의 기존 수사 결과를 뒤집는 등 일부 성과를 냈지만, 쿠팡과 검찰 지휘부 및 고용노동부 간의 구체적인 유착 관계 규명은 한계를 보여왔다. 아울러 관봉권 폐기 의혹에 대해선 별다른 처분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상설특검은 5일 오후 2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 지난해 12월 5일 출범한 특검은 특검법이 보장한 60일의 기간에 한 차례 연장까지 더해 90일간 수사를 벌였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24일 독립적인 제3기관이 객관적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진상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며 관봉권 띠지 분실 의혹과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에 대한 상설특검 수사를 결정했다.
우선 특검은 엄희준 검사(당시 부청지청장) 등이 소속된 인천지검 부천지청에서 지난해 4월 불기소로 종결한 쿠팡풀필먼트서비스(쿠팡CFS)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들여다봤다.
쿠팡CFS는 일용직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은 의혹으로 고용당국에 의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은 일용직 근로자들의 상용성이 인정되지 않아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 불기소로 사건을 종결했다.
반면 사건에 관여한 문지석 검사는 쿠팡CFS가 퇴직금을 주지 않을 의도로 근로자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바꿨다고 밝혔다. 아울러 불기소 처분은 엄 검사 등에 의한 외압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특검은 쿠팡CFS와 고용당국, 일용직 근로자들을 조사하며 문 검사의 주장에 부합하는 정황을 일부 확보했다.
결국 특검은 쿠팡CFS가 근로자 40여명에게 1억2천만 원의 퇴직금을 주지 않은 것으로 결론 내리고 지난달 3일 엄성환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전 대표와 정종철 현 대표, CFS 법인을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특검은 인천지검 부천지청 지휘부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냈다. 그 결과 문 검사에게 엄 전 지청장과 김동희 전 차장검사가 압력을 가해 불기소 처분을 종용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달 27일 엄 전 지청장과 김 전 차장검사를 각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다만 이러한 수사 결과는 '반쪽'에 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작 수사 지휘부와 쿠팡 간 유착관계 등 직권남용의 구체적 동기는 밝혀내지 못하면서다.
이와 관련 엄 전 지청장과 김 전 차장검사는 거세게 반발했다. 엄 전 지청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더럽고 역겨운 기소"라며 "주임 검사가 기소하기 어렵다고 해서 다른 사건을 참고해서 신속하게 처리하라고 한 것을 직권남용이라고 기소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차장검사도 입장문을 내고 "특검은 증거와 법리를 무시하고 '답정(답이 정해진) 기소'를 했다"며 "직권남용에서 가장 중요한 '동기'는 밝히지 못한 채 자신들과 다른 결정을 내렸으니 책임을 묻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한편 특검은 관봉권 띠지 분실 의혹에 대해선 관련자를 한 명도 기소하지 않은 상태다.
해당 의혹은 서울남부지검이 지난 2024년 12월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자택에서 확보한 현금 1억6500만원 중 5천만 원을 감싸고 있던 관봉권 띠지를 분실하면서 불거졌다. 전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가까운 사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검찰이 고의로 관봉권 띠지를 분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대검찰청은 감찰을 진행한 결과 관봉권 띠지 분실은 수사관들의 실무상 과실이라 판단한 바 있다.
특검은 당시 남부지검 지휘부와 담당 수사팀, 압수물을 보관했던 수사관들을 불러 분실 경위와 고의 분실 여부 등을 조사했다. 하지만 고의성 여부 입증은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날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추가 기소 여부 등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관봉권 띠지 분실 의혹은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경찰로 이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