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현·김세빈·정호영…양효진의 '블로퀸' 왕좌 이어받을 후계자는?

양효진. 한국배구연맹

'배구 여제' 김연경에 이어 한국 여자 배구의 또 다른 거성인 '블로퀸' 양효진(현대건설)이 코트를 떠나면서 누가 그의 후계자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건설은 지난 3일 "양효진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19년간의 프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07-2008시즌 V-리그 데뷔 이후 줄곧 현대건설에서만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 양효진은 이로써 전설적인 여정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양효진은 압도적인 높이와 영리한 수 싸움을 앞세워 한국 여자 배구를 상징하는 미들블로커로 군림해 왔다. 통산 564경기에 출전해 8354득점, 블로킹 1735개, 서브 에이스 364개를 기록 중인 그의 발자취는 독보적이다. 특히 득점과 블로킹 수치는 남녀부 통틀어 역대 1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올스타전 17회 출전과 베스트7 12회 선정 등 그가 남긴 족적은 V-리그 역사 그 자체다.

은퇴를 앞둔 마지막 시즌임에도 기량은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이다. 이는 지난 시즌 은퇴한 김연경과 마찬가지로 전설의 건재함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양효진은 이번 시즌 세트당 블로킹 0.754개로 흥국생명의 아닐리스 피치(등록명 피치)에 이어 리그 2위를 달리고 있으며, 속공 성공률 역시 51.19%로 이다현(흥국생명)에 이어 2위를 기록하며 변함없는 파괴력을 과시하고 있다.

'대체 불가'로 평가받던 김연경의 사례와 달리, 미들블로커 포지션에 준수한 기량을 갖춘 젊은 자원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실제로 2021년 도쿄 올림픽 이후 양효진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을 당시에도 미들블로커진의 세대교체는 비교적 순조롭게 이뤄졌다.

이다현. 한국배구연맹

현재 가장 앞서나가는 후계자는 단연 이다현이다. 지난 시즌까지 현대건설에서 양효진과 한솥밥을 먹었던 이다현은 속공과 블로킹은 물론 이동공격 능력까지 겸비하며 존재감을 키웠고, 이번 시즌 흥국생명으로 둥지를 옮긴 뒤에도 빼어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선두 한국도로공사의 3년 차 김세빈이 블로킹 3위, 속공 5위에 이름을 올리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했으나 국가대표 주전급인 정호영을 비롯해 신체 조건이 뛰어난 박은진(이상 정관장), '영플레이어상' 후보인 최유림(GS칼텍스) 등도 차세대 미들블로커 경쟁 구도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리그 전체적으로는 자원이 풍부하지만, 정작 양효진의 소속팀 현대건설에는 비상이 걸렸다. 이다현의 이적에 이어 기둥이었던 양효진까지 은퇴하면 당장 다음 시즌부터 중앙의 무게감이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시즌에도 아포짓 나현수를 미들블로커로 돌리는 등 양효진의 파트너를 찾는 데 애를 먹었다. 베테랑 김희진을 영입하며 돌파구를 찾았으나 전성기만큼의 파괴력을 기대하기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결국 현대건설은 시즌 종료 후 열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양효진의 은퇴로 샐러리캡에 큰 여유가 생기는 만큼, 대어급 영입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가 예상된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 중에는 이번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게 되는 정호영이 현대건설의 레이더망에 포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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