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북한에서 떠내려 왔다고요?"
4일 오후 4시 40분쯤 제주시 우도면 우도봉수대 주변에서 취재진과 만난 서울에서 관광 온 강지우(22) 씨는 파란 방수포가 덮인 물체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물체는 북한에서 떠내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폐목선으로 우도봉수대 앞 해안도로 인근 갯바위 위에 올려져 있으며 그 주변으로 폴리스라인이 둘러처져 있다. 주변을 지나가는 관광객들은 연신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 씨도 놀란 표정을 지으며 "북한이 이렇게 가까운 거리였나 싶다"면서도 "신기하기도 하지만 위험한 느낌도 들어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방수포 안 물체가 북한 목선으로 추정된다는 얘기를 들은 상인들도 처음에는 놀랐지만 이내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주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홍모(50대) 씨는 "북한 얘기가 나와 놀랍긴 하지만 과거 우도에서는 시신도 발견됐고 최근에는 마약이 떠내려오기도 해 크게 놀랍지는 않다"며 "관광객들은 무서울 거 같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소품샵을 운영하는 고모(50대) 씨는 "경찰과 해경이 우르르 와서 어수선해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옆 가게 사장님에게 얘기를 듣고 상황을 알게 됐다"며 "범죄는 아니라고 하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9시 40분쯤 해안가에 폐목선이 있다는 주민 신고가 해경으로 접수됐다. 주민들은 목선이 풍랑주의보가 발효됐던 3·1절 연휴 기간 파도에 떠밀려온 것 같다고 진술했다.
목선은 길이 약 4m, 폭 1m 크기로 발견 당시 선체 곳곳에는 구멍이 나 있고 심하게 부패한 상태였다.
특히 선내 찌그러진 틈 사이로 북한에서 발행한 신문 조각들이 발견됐다. 신문에는 '주체112/2023'이라는 문구 등이 쓰였다.
경찰과 해경, 군, 국정원 등 수사당국은 조사에 나섰고 밀입국, 대공 혐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목선은 북한에서 민간 조업용 보조 어선으로 사용되다 해류를 타고 우도까지 떠밀려 온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 관계자는 "파선이 심하고 선외기 등 동력장치 부착 흔적이 없어 침투 목적에 부합하지 않다"며 "해류 분석을 해보니 최근 제주 방향으로 해류가 이동했고 풍랑을 타 우도로 떠밀려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월 29일 제주시 애월읍 해안가와 같은달 12일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해안가, 지난해 12월 30일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해안가에서는 중국에서 떠내려 온 것으로 추정되는 유사한 형태의 목선이 발견됐지만 모두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