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진행한 여론조사와 관련해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1심 재판에서 "오 시장이 명태균씨를 만난 이후부터 오 시장에게 유리한 여론조사가 진행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오 시장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사업가 김한정씨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재판부는 강혜경 당시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강씨는 미래한국연구소에서 명태균씨 지시를 받아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 여론조사 실무를 담당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명씨가 오 시장을 만난 이후인 2021년 12월 말에서 이듬해 1월 초쯤부터 오 시장을 위한 여론조사가 실시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명씨가 오 시장을 만나고 와서 상황 이야기를 하기를 '시장이 될래, 대통령이 될래'라고 하니 오 시장이 '시장이 되고 싶다'고 했다고 들었다"며 "그 이후부터는 오세훈 시장을 위한 여론조사로 진행된 것으로 알았다"고 말했다.
강씨는 또 명씨로부터 "나경원이 이기는 여론조사가 나오는데 (오 시장)본인이 이기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여론조사 비용과 관련해서는 제3자 명의 입금 정황도 언급했다. 강씨는 "여론조사 비용이 입금될 무렵 명씨가 오 시장 관련 여론조사 비용이 본인 이름으로는 들어오기 어렵다고 말했다"며 "제3자 이름으로 입금될 것이라고 했고 이후 김한정이라는 이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오 시장 측은 강씨 진술이 대부분 간접 사실에 기반한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 측 변호인은 "증인이 오세훈이 명태균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사실을 직접 본 것은 아니고 남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판단한 것 아니냐"고 물었고, 강씨는 "명태균에게 들은 이야기"라고 답했다. 강씨는 "추정이 아니라 (오 시장을) 만나고 와서 시장을 만들어 달라고 했기 때문이다"고 재차 주장했다.
한편 이날 오 시장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변호인은 "2021년 1월 21일 명태균에게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 관련 여론조사를 부탁한 사실도,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에게 명태균과 상의해 여론조사를 진행해달라는 취지를 지시한 사실, 김한정에게 여론조사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강 전 부시장과 김한정씨 역시 혐의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