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정유공장에서 버려지는 황을 활용해 스스로 움직이고 재활용까지 가능한 순환형 4D 프린팅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화학연구원 김동균 박사와 한양대 위정재 교수, 세종대 김용석 교수 공동연구팀은 황 고분자로 온도·빛·자기장에 반응하는 4D 프린팅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정유공정에서는 다량의 '황 부산물'이 발생하지만 막대한 양의 황을 단순한 폐기물이 아닌 새로운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신기술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문제의 해결책으로 주목받는 것이 '황 플라스틱'이다. 이 소재는 버려지는 황 부산물을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자원순환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황 플라스틱은 복잡한 모양을 만드는 3D 프린팅 기술에 적용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소재 내부가 너무 촘촘하게 그물처럼 얽혀 있는 구조 탓에, 유동성이 낮아 노즐을 통해 정교하게 뽑아낼 수 없다.
연구팀은 내부 그물 구조를 느슨하게 설계해 복잡한 모양도 손쉽게 프린팅할 수 있는 새로운 황 플라스틱을 개발했다.
특히, 황 플라스틱의 황 함량과 그물 구조를 정교하게 조절해 온도나 빛 같은 자극에 모양이 변하는 '형상기억'이 가능한 '4D 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
또 특수 레이저를 8초간 비추면, 에너지가 소재 내부의 결합을 순간적으로 끊었다가 다시 이어주는 '용접'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접착제 없이도 조각들을 단단하게 붙일 수 있으며, 마치 레고 블록을 조립하듯 정교하고 복잡한 4D 구조물을 출력할 수 있다.
연구팀은 또 황 플라스틱에 철가루를 20% 혼합해 별도의 동력 없이도 움직이는 1cm 이하 크기의 '소프트 로봇'도 개발했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순환형 제조'의 실현이다. 제작된 4D 구조물은 사용 후 다시 녹여 프린팅 원료로 100% 재사용할 수 있어 완벽한 자원 순환이 가능하다.
화학연 김동균 박사는 "이번 연구는 산업 부산물인 황을 첨단 로봇 재료로 업사이클링한 최초의 사례로, 스스로 움직이고 재활용까지 가능한 스마트 소재는 미래 소프트 로봇 및 자동화 산업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