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은 원자력 발전소 등 산업 설비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압전 에너지 하베스터'의 출력 성능을 기존 대비 200%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최근 원자력 발전 산업은 설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이상을 자동으로 감지하는 스마트 플랜트 구현과 자율운전 강화를 위해 무선센서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상용 무선센서는 대부분 배터리 기반으로 구동돼 수명이 제한적이며, 주기적인 교체와 유지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방사선 환경이나 접근이 제한된 구역에서는 배터리 교체 작업이 안전과 비용 측면에서 큰 부담이 된다.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는 압전 에너지 하베스터 기술도 출력이 낮고, 설비가 가장 크게 진동하는 주파수인 '공진주파수'에 정밀하게 맞춘 구조 설계가 필요하다는 제약이 있어 실제 현장 적용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경자 박사 연구팀은 KAIST 이건재 교수팀, 경북대학교 박귀일 교수팀과 공동으로 감마선 조사를 통한 복합체 내부 구조 개선 원리를 연구해 한계를 극복했다.
공동연구팀은 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납을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고성능 압전소재를 유연하면서 열·화학적 안정성이 우수한 폴리이미드(polyimide) 소재와 함께 사용해 압전 복합체 하베스터 소자를 직접 제작했다.
소자에 감마선을 특정 조건으로 조사하면 복합체의 고분자 사슬 구조를 끊고 보다 촘촘하게 변화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진동이 압전 소자에 얼마나 잘 전달되는지를 나타내는 '응력 전달 효율'이 크게 향상됐다.
설비가 흔들릴 때 발생하는 힘이 중간에서 분산되지 않고 압전 소자까지 더 효과적으로 전달되도록 구조가 개선된 것이다. 동시에 같은 힘이 가해졌을 때 생성되는 전압의 크기를 나타내는 '압전 전압 상수'도 증가했다.
응력 전달 효율과 압전 전압 상수가 모두 향상된 시너지 효과로, 조사 전 대비 개발 소자의 출력 성능은 전압 약 240%, 전류 약 200% 증가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그동안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던 감마선 조사로 에너지 하베스터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가 크다.
이정한 기기안전진단연구부장은 "이번 성과는 원전 설비의 진동 에너지를 이용한 배터리 프리 무선센서 구현을 위한 핵심 기반기술을 확보한 것"이라며 "향후 출력 고도화 및 시스템 통합 연구를 통해 실제 원전 설비에 적용 가능한 자가발전 전원공급 기술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