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수유동 연쇄살인 사건' 피의자인 20대 여성 김모씨가 두 번째 사망자와 범행 전 연락을 주고받으며 "술 잘해요?", "숙취가 좀 많은 편" 등 술과 숙취 등을 반복적으로 언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들에게 숙취해소제를 자연스럽게 건네기 위한 범행 포석으로 분석된다.
4일 CBS노컷뉴스가 확보한 김씨와 두 번째 사망자 A씨의 휴대전화 대화 기록 등에 따르면, 김씨는 오후 9시 35분쯤 A씨에게 "좀 잤다가 아까 일어났다"면서 "숙취 때문에"라고 문자를 보냈다. 이에 A씨가 "(술을) 많이 마셨느냐"고 걱정하자, "제가 술을 별로 못 마시고 숙취가 좀 많은 편"이라고 답했다. 김씨는 또 A씨에게 "술은 잘해요?"라고 묻기도 했다. A씨는 "보통"이라며 다음 만남에는 '맛집'(맛있는 음식점)을 가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다른 날에는 새벽 시간대 김씨가 A씨를 "귀여우시네요"라며 칭찬한 뒤 "술 벌써 깼어요?", "전 내일 숙취가 걱정이네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지속적으로 술을 언급하면서 숙취에 대한 걱정을 드러낸 것이다. 그리고 범행이 이뤄진 지난달 9일 김씨와 A씨는 서울 강북구의 한 모텔에 입실하기 전 실제로 숙취해소제를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A씨가 결제한 편의점 영수증에는 숙취해소제 3병과 에너지드링크 등이 구매내역으로 기록돼 있다.
경찰은 범행이 이뤄진 숙박업소와 김씨의 집에서 숙취해소제 빈 병 등을 발견했다. 김씨가 피해자들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인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이 든 숙취해소제를 건네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범행에 사용한 '약물 숙취해소제'는 집에서 미리 준비해 간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김씨가 피해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숙취'를 언급한 것은 피해자들에게 숙취해소제를 의심받지 않고 자연스럽게 건네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경찰은 지난달 19일 김씨에게 살인과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 송치했으며, 추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김씨를 상대로 프로파일러 면담을 진행해 심리를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