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배임 혐의' 최문순 전 지사 공판 돌입…핵심 증인 공방

지난해 9월 춘천지법에서 열린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의 레고랜드 배임 혐의 사건 첫 공판이 끝난 뒤 최 전 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구본호 기자

강원 춘천 레고랜드 사업 과정에서 강원도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로 기소된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 사건 첫 공판에서 핵심 증인을 두고 검찰과 최 전 지사 측이 치열한 다툼을 벌였다.

춘천지법 형사2부(김성래 부장판사)는 3일 최 전 지사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국고 등 손실과 업무상 배임,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 사건 첫 공판 기일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서는 검찰이 재판부에 신청한 증인 32명 중 '핵심 증인'으로 분류되는 이욱재 전 춘천부시장(전 강원도 글로벌통상국장), 민건홍 전 중도개발공사 대표에 대한 증인심문이 진행됐다.

첫 순서로 진행된 이 전 부시장에 대한 증인심문에서 검찰은 레고랜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최 전 지사의 업무 지시 여부를 비롯한 의사결정 과정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특히 최 전 지사가 재선 도전을 앞두고 임기 내 레고랜드 사업 등 가시적 성과 필요성을 위해 사업을 졸속 추진한 게 아니냐는 취지로 추궁했다.

또 레고랜드 부지 무상임대와 채무보증 규모 확대 등 사업 추진 과정이 강원도에 일방적으로 불리함에도 최 전 지사가 이를 강력하게 추진해 손해를 끼친 게 아니냐는 취지로 심문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부시장은 "만약 사업이 무산될 경우 강원도가 멀린사에 우선 손해를 배상하고, 이 손해배상에 대해 컨소시엄에 참여한 참여 당사자들에 대해 강원도가 도의 피해금과 멀린사에 대한 손해배상금에 대해 구상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었다"며 강원도가 전적인 책임을 부담하는 게 아니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레고랜드. 박종민 기자

최 전 지사 측은 검찰의 공소 제기 절차 자체가 부당하다며 공소 기각을 주장하면서 2007년 만들어진 레고랜드 관련 보고서를 토대로 반대 심문을 이어갔다.

최 전 지사 측 변호인은 "당시 멀린 그룹에 제시한 인센티브는 외국인 투자지역 50년, 무상 임대 50년 연장 가능 등의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며 "무상임대와 같은 이야기들이 이미 김진선 전 지사 때부터 설정돼 있던 사실을 아냐"라고 물었다. 이에 이 전 부지사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또 사업 안착에 따른 채무 변제 가능성, 최 전 지사가 직무를 위배한 부당한 지시를 내리거나 청탁한 사실이 있는 지 여부 등을 묻기도 했다.

그는 "정책 결정된 부분에 있어 일하고 수행했고, 사업이 성공적으로 달성되도록 노력한 중간 관리자 입장"이라고 답했다.

이어 검찰과 피고인 측은 민건홍 전 중도개발공사 대표에 대한 증인심문도 진행했다.

춘천지법. 구본호 기자

최 전 지사는 2014년 강원도의회 의결 없이 채무보증 규모를 210억 원에서 2050억 원으로 늘리는 과정에서 강원도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 강원도청 글로벌통상국장 A씨는 사업 전반적인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검찰은 최 전 지사가 2011년 4월 보궐선거 당선 이후 무리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도의회 동의 없이 총괄개발협약(MDA) 추진을 시도하고, MDA 체결로 도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도개발공사의 전신인 엘엘개발에 1840억 원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게 하고 중개공의 채무 2050억 원을 2022년 12월 12일 강원도가 대신 변제하면서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는 게 검찰 측 주장이다.

검찰의 기소를 '정치적 공세'라며 문제를 제기해 온 최 전 지사는 이날 재판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검찰의 공소 제기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 전 지사는 "공소사실 자체가 불분명하고, 제가 뭘 잘못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이미 벌써 4년이 지났는데 검찰에서도 자신들의 입지를 생각하지 말고 나라 경제를 위해 빠르게 정리를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레고랜드가 춘천 발전, 강원도 발전 관광 산업을 위해 굉장히 어렵게 해외에서 투자를 받은 극히 드문 사례"라며 "변호인들을 통해 충분히 소명을 한 만큼 재판 과정을 통해 레고랜드 투자의 정당성을 잘 이해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 전 지사의 2차 공판은 오는 17일 춘천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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