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동 리스크 대응 격상…에너지·환율 전방위 관리

김민석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동 상황점검 관련 긴급 관계부처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이에 따른 보복 공격으로 중동 긴장이 고조되자 정부가 실물경제 충격 최소화를 위해 대응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국민 안전 확보와 에너지 수급 안정, 금융시장·환율 관리 등 다층적 대응에 나서며 전방위적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3일 정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이 중동 내 미군 거점을 타격하는 등 양측 간 교전이 확산하면서 중동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김성범 차관은 전날 열린 '중동 상황 점검 관련 긴급 관계부처 회의' 이후 브리핑에서 "이란군 측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는 무전을 선사들에게 보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물리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구체적인 조치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운항이 현 상황에서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해 선박 운항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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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원유·액화천연가스(LNG) 수급과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쳐 우리 산업과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어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원유의 70.7%, LNG의 20.4%를 중동에서 들여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에너지 수급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일단 원유와 석유제품 비축분이 약 208일분 확보돼 있고, 중동산 LNG 비중이 20% 수준에 그치는 데다 봄철 수요 감소 등을 감안하면 사태가 장기화하더라도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아울러 무력 충돌이 발생한 이란과 이스라엘 등 중동 지역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현재 중동 10여 개국에 우리 국민 약 1만 7천 명이 체류 중이며, 현재까지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통해 항공편 안내와 우회 경로, 육로 대피 등 안전 귀국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또 바레인·아랍에미리트·요르단·카타르·쿠웨이트 등 5개국에는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재외국민에 대해서는 신속대응팀 파견과 예산 지원 등을 포함한 다양한 지원 조치를 필요에 따라 취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는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국제에너지반·경제상황공급망반·금융시장반으로 구성된 합동 비상대응반을 가동 중이다.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중동 상황점검 관련 긴급 관계부처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이날 오전에도 국내 주식시장 개장에 앞서 관계부처 합동 점검회의를 열 예정이다. 전날 밤사이 미국과 유럽 시장 동향을 토대로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다는 취지다.

중동 무력 충돌이 연휴 기간에 발생한 만큼 정부는 이날부터 환율·유가 등 실물경제 전반에 대한 대응 수위를 한층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전날 "외환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우려된다"며 "유가·환율·주식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장 안정 조치와 금융정책 수단을 마련하는 한편, 우리 경제에 미칠 다층적 변화에 대한 대응 방안도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호현 제2차관 주재로 회의를 열어 국내 에너지 상황을 점검했다.

기후부는 현재까지 중동 상황이 국내 전력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또 봄철 기온 상승으로 전력 수요가 감소하고, 유가 상승이 전력시장의 LNG 가격에 통상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전력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사태가 장기화하거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가가 급등하고 가스 도입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전력 공기업과 함께 중동 지역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비상 대응 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기업 애로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를 통해 중동 상황과 관련한 피해를 접수하고, 피해 유형별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등 산업·물류 분야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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