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통에 韓과 맞대결' 이란 여자축구, 아시아 무대 도전 "축구에만 집중"

이란 여자 대표팀의 마르지예 자파리 감독. 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전운이 짙어진 이란의 여자 축구대표팀이 국제대회 첫 상대로 한국을 만난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2일 오후 6시(한국시간) 호주 골드코스트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을 벌인다. 이번 대회는 2027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여자 월드컵 예선을 겸하는 아시아 최고 권위의 대회다.

대회 방식은 12개 팀이 3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와 성적이 좋은 3위 두 팀이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이번 대회에는 총 6장의 월드컵 본선 진출권이 걸려 있다. 4강 진출팀과 8강 탈락 팀 간의 플레이오프 승자 2개 팀이 내년 브라질행 티켓을 거머쥐게 된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월드컵 본선 진출은 물론 사상 첫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지소연, 김혜리, 최유리, 장슬기 등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는 가운데, 케이시 유진 페어와 전유경, 박수정 등 해외파 신예들이 가세하며 신구 조화를 이뤘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FIFA 랭킹 21위인 한국이 68위인 이란을 압도한다. 이란은 지난 2022년 대회에서도 강팀들에게 대패하며 세계 벽을 실감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경기의 관심사는 승패 너머에 있다. 이란은 지난달 말부터 이어진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공습으로 지도부가 사망하는 등 국가적 위기에 처해 있다. 이란 역시 보복 공격과 해협 봉쇄로 맞서며 중동 정세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란 대표팀은 전쟁 발발 전 호주에 입국해 직접적인 화를 면했지만, 고국의 참혹한 소식에 심리적 동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이란 선수단은 마음을 추스르며 담담히 경기를 준비해왔다.

마르지예 자파리 이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정세 관련 질문에는 말을 아낀 채 축구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파리 감독은 "이란 여자 축구의 잠재력을 보여줄 기회"라며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국을 막아낼 해법을 준비했다. 우리는 원 팀으로 뭉쳐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AFC 측은 "중동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이란 선수단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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