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로 중동 전역에 전운이 감돌면서 글로벌 스포츠계가 셧다운 위기에 직면했다. 이란의 보복 공격과 인접국들의 교전 가담으로 전장이 확대됨에 따라 축구, 포뮬러원(F1), 승마 등 주요 종목의 국제 대회가 줄줄이 중단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축구계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이란 대표팀은 모든 일정이 마비됐다. 이란 당국은 이번 공습으로 사망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기리기 위해 40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모든 스포츠 시설을 폐쇄했다. 자국 리그가 전격 취소된 가운데, 이란 프로축구 리그에서 뛰고 있던 축구 국가대표 출신 이기제(메스 라프산잔)는 대사관으로 피신해 귀국길에 올랐다.
이란의 월드컵 본선 불참 가능성도 제기된다. 메디 타즈 이란 축구협회장은 2일 현지 인터뷰에서 "미국이 조국을 공격한 상황에서 월드컵 참가는 어렵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아시아 클럽 대항전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역시 서아시아 지역 경기가 전면 취소되면서, 이번 주 16강전을 치르는 FC서울과 강원FC 등 동아시아 팀들의 향후 토너먼트 일정까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카타르에서 예정됐던 메가 이벤트들도 멈춰 섰다. 카타르축구협회는 1일 모든 경기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라민 야말(FC바르셀로나)과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의 맞대결로 기대를 모았던 3월 26일 '피날리시마'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유럽과 남미 챔피언의 자존심이 걸린 승부를 기다리던 팬들의 실망감은 커지고 있다.
모터스포츠인 F1도 비상이다. 다음 주 호주 멜버른에서 2026시즌 개막전이 예정돼 있으나 주최 측은 전쟁 확산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4월 개최 예정인 바레인과 사우디아라비아 그랑프리는 취소 위기에 처했다. 타이어 공급사 피렐리는 이미 바레인 현지 테스트를 중단하고 직원들을 긴급 대피시켰다.
이 밖에도 카타르 도하의 승마 대회가 드론 공격 위협으로 중단됐으며, 두바이 공항 폐쇄로 선수들의 고립이 이어지고 있다. 인도 배드민턴 스타 푸살라 벤카타 신두는 전영오픈 이동 중 공항에 발이 묶였고, 일본의 니카이도 렌 역시 이동 불가 여파로 오스트리아 대회에 불참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