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살린다면서 왜 서울 사나?"…무주택 의원의 직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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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CBS가 지역구 국회의원 250명의 주거 현황을 전수조사했을 때 전국 어디에도 자가 또는 전셋집을 보유하지 않은 의원이 딱 1명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전남 나주시·화순군)이다.

3선으로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이기도 한 신 의원은 국회 근처에 원룸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간이 침대가 있는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주로 생활한다. 주말에는 지역구 나주에 있는 가족 명의 농가주택에서 지낸다. 지역구도 아닌 서울·수도권 지역에만 주택을 보유한 의원 83명과 대조적이다.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이동할 때는 택시를 이용중인 것도 다른 의원들과 두드러진 차이점이다.

그는 16일 의원회관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설연휴 기간 CBS가 보도한 국회의원 주거 보고서를 언급하면서 "표는 지역구에서 받고, 서울 강남에 사는 정치인들이 많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지역의 의료, 교육, 복지 환경은 누리지 않으면서 그 지역의 소멸을 막겠다는 것이 온당하느냐"고 직격했다.

그의 신념은 지난해 12월 '고위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 법안' 발의로 이어졌다. 해당 법안은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의 실거주 1주택을 제외한 부동산을 매각 또는 백지신탁하도록 함으로써 이해충돌·투기를 구조적으로 차단하자는 내용이다. 현행법이 주식 3천만 원 초과분에만 백지신탁을 의무화하고, 부동산에는 상응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는 점에 착안한 법안이지만, 여전히 소위원회 심사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 의원은 인터뷰 도중 나주시장 재임 시절 혁신도시가 조성되던 때를 예로 들며 이 법안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당시 혁신도시 개발 정보를 선점한 공직자 등이 혁신도시 조성 예정지를 사전 매입한 실태를 파악했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그는 "부동산의 가치를 사실상 결정하는 공직자들이 부동산을 보유중인 채로 업무를 보는 것이 과연 공정하겠나"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신 의원과 일문일답.
인터뷰 주요 내용
◇기자> 많은 의원들이 집 한 두채씩은 가지고 있는데, 의원님은 전세집 조차 두지 않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신정훈> 제 신념이 그렇다. 공직자가 된 이후 부동산 거래를 하지 않았다. 공직자들이 정보의 비대칭성을 활용해 부동산 거래를 하는 건 불공정하다. 지방을 살리겠다고 외치면서 정작 지역민들이 겪는 삶의 여건을 외면하는 것은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 정치인들이 지역구에서 표를 얻으면서 다른 도시에 사는 경우가 많은데, 유권자들 곁에 사는 것이 정치의 기본이다.  

◇기자> 그런 의원들은 국회에서 의정 활동을 하기위해서는 서울에 집이 필요하다는 등 현실적인 이유를 대기도 한다.

◆신정훈> 지역구 의원이 다른 지역에 살며 그 지역의 의료·교육 환경을 누리면서 지역 주민들의 정책을 다루는 것이 온당한가. (가족과) 서울 강남에서 살다가 하루아침에 (지역구로) 못 내려가겠다는 것도 인정한다. 하지만 자식들이 결혼하면 정치 근거지로 주거를 옮기는 것이 당연하다. 국회의원들에게는 국가적 임무도 있지만 지역구 주민 대표로서의 의무도 있기 때문이다. 3선, 4선하면서 강남에서 출퇴근하면 의정 활동이 제대로 되겠나.

◇기자> 작년 '고위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제' 법안을 발의하셨던데…

◆신정훈> 부동산은 전 국민이 나눠 써야 하는 한정된 자산이기 때문에 시세차익을 노린 부동산 투기는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고위 공직자에겐 부동산 거래가 더 엄격해야 한다. 이들은 땅이 5년 후, 10년 후 어떻게 개발될 지 다 알고 있다. 공적 정보를 가지고 사적 거래를 하게 되면 우리 사회의 공정성을 흐트리게 된다. 자기 소유 땅을 개발하는 쪽으로 정책을 하려는 노력이 있지 않겠나.

◇기자> 나주 혁신도시의 입지가 선정되고 착공이 이루어지던 2003~2007년 시기에 나주시장으로 재임하셨던 걸로 안다. 당시에도 투기가 있었나.

◆신정훈> 당시 주민들에게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유치를 꼭 할 테니까 절대 땅 팔지 마시라. 가급적 외지인한테 팔지 마시라"고 캠페인까지 했다. 그런데 부동산 회사 작전팀이 오고, 부동산이 거래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부동산에 대한 보상, 등기 업무를 담당하는 민원봉사과에 부동산 거래 내역을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놀랍게도 보상금의 60% 이상이 외지인으로 넘어가 있었다. 그런데 명단을 보고 너무 놀랐다. 공직자, 학자, 언론인 심지어 제 곁에 있는 공무원까지. (개발) 정보를 많이 아는 사람들은 확신을 갖고 땅을 산 거고, 긴가민가 한 사람들은 땅을 판 것이다. 불공정 거래인 것이다. 그래서 윤리 규정이 있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기자> 법안은 어느 단계까지 와 있나.

◆신정훈> 우리 국회가 법안의 당사자이다 보니 굉장히 조심스럽고 서로 눈치를 본다. 그런데 우리 당 한병도 원내대표에게 원내대표 선거 전에 "이 법 꼭 다뤄달라"고 했다. 사실은 부동산 백지신탁은 우리에게 지금도 적용되고 있다. 공천 심사 과정에서 투기성 부동산 소유는 다 제재하고 있다. 그런데 왜 법적 제도화에는 두려워하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한병도 원내대표에게도 말씀드렸고, 최근 인사혁신처에도 적극 검토해 달라고 얘기를 드렸다.

◇기자> 전남지사 출마 선언을 하셨다. 결국 서울 집값을 내리려면 지방으로 사람들이 많이 가야 한다. 청년 주거, 일자리 문제 등을 어떻게 해결하실 건가.

◆신정훈> 대통령께서 최근 농지에 대해 발언하셨다. 수도권 일대 농지는 굉장히 투기성이 강해서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그 농지를 갖고자 하는 욕심이 많아 단속해야 한다. 그런데 농어촌 지역에는 그야말로 빈집도 많고, 버려진 농지도 많아서 대통령이 말씀하시는 수도권 토지 거래나 농지 관리와 굉장히 다를 것이다. 수요도 없는데 과도한 제재와 규제가 이뤄지면 이분들의 재산권에 굉장히 큰 위협이 될 것이다. 그래서 지방은 유연하게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 이를테면 외지인이 중소도시에 '세컨하우스'를 하나 갖는 것, 농지로서는 한 300평 미만의 주말 농장을 갖는 것은 어느 정도 허용하는 것이 어떨까. '5도 2촌'(닷새는 도시, 이틀은 농촌에서 생활)이라고 하는데, 이틀간 시골에 살며 관계 인구를 늘려서 농촌 활성화를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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