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이 아니라 가치를 보라"… 실적이 지수를 앞지른 시장
최근의 급등장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가장 큰 공포는 '거품'에 대한 우려다. 하지만 23일 CBS유튜브 '경제적본능'에서 이선엽 대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현재의 상승은 막연한 기대감이 아닌, 역사상 전례 없는 '실적'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 이익 증가 폭이 너무 커서 시장이 당황할 정도"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코스피 전망치 상단이 한 달만에 2천씩 오르기도 했다.
그 중심에는 AI가 만든 반도체 슈퍼 갑(甲)의 시대가 있다. 이 대표는 우리 반도체 기업들이 단순히 물건을 파는 단계를 넘어, 빅테크 기업들을 상대로 '기분 나쁘면 안 팔 수도 있는' 강력한 가격 결정력을 쥐게 된 점에 주목했다.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이익 증가 속도가 지수 상승률을 압도하고 있기에, 지수 자체의 숫자보다 기업의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국 증시 100년 만의 체질 변화… '오너의 기업'에서 '주주의 기업'으로
이번 랠리의 또 다른 핵심 엔진은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이다. 이 대표는 이를 "한국 주식 역사상 처음 일어나는 체질의 변화"라고 규정했다. 그는 "과거 물적 분할이나 유상증자 등 대주주에게만 유리했던 방식이 아니라, 기업이 번 돈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선진국형 시스템이 비로소 작동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은 주식 수를 줄여 주당 순이익(EPS)을 높이는 강력한 효과를 낸다. 지난 10년간 주식 수가 계속 늘어났던 한국 시장이, 이제 주식 수가 줄어들며 가치가 올라가는 미국형 시장으로 진입했다는 분석이다.외국인 매도세의 역설… "시스템이 만든 착시"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지점인 '외국인 순매도'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현재 외국인 거래의 80%는 기업 가치가 아닌 특정 조건에 따라 움직이는 '알고리즘 펀드'라는 점이다. 최근 외국인이 판 것은 한국 시장이 나빠서가 아니라, 코인이나 금 같은 다른 자산에서 손실이 나자 레버리지를 갚기 위해 현금화가 쉬운 한국 주식을 기계적으로 판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외국인 매수세가 급등했던 시점은 다른 자산의 가격이 크게 하락한 때다. 이 대표는 블랙록 같은 글로벌 대형 운용사들은 하이닉스 지분을 5% 이상 신고하는 등 장기 가치 투자 자금은 여전히 한국 시장을 '사 모으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금융주의 화려한 부활… "은행 중심에서 투자은행 중심으로"
최근 금융주의 급등 역시 단순한 저평가 해소가 아닌 '금융 생태계의 변화'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관치 금융의 상징이었던 '은행 중심 경제'에서 리스크를 감내하며 자산 가치를 지키는 '증권/투자은행 중심'으로 금융의 축이 이동하고 있다고 봤다. 화폐 가치가 떨어지는 시대에 은행 이자만으로는 자산을 지킬 수 없다는 투자자들의 인식이 증권업을 포함한 금융주 전반의 밸류에이션을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트럼프와 관세, 그리고 금리… 불확실성을 넘어서는 법
미국의 관세 부활 움직임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차분한 대응을 주문했다. 미 대법원 판결로 트럼프의 무소불위 권한에 절차적 제동이 걸렸고 이제는 불확실성이 아닌 '예측 가능한 스케줄' 안으로 들어왔다는 점에 주목했다.가장 주의해야 할 변수로는 '금리 인하 기대감의 변화'를 꼽았다. 경기가 너무 좋아져서 금리를 내리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오면 시장은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이 역시 AI가 가져올 산업 혁명의 거대한 시차 속에서 발생하는 일시적 흔들림일 뿐이라며 타격의 정도치를 낮게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