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명 연예인 1인 기획사(법인)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해 한국 연예 산업 구조에 맞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만, 연예인 세무조사 과정에 대해서는 관련 업계와 과세당국 간 입장이 엇갈렸다.
이남경 한국매니지먼트연합 사무국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 6간담회의실에서 '끊이지 않는 연예인 1인 기획사 탈세 논란 그 대안은'이라는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서 "우리나라는 전속 계약을 통해 회사가 연예인의 시작부터 성공 단계까지 모든 것을 관리하는 구조"라며 "연예인의 성공에 회사가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일본의 경우 연예인이 회사에 소속된 근로자 지위를 가지고 있어 급여를 받는 구조"라며 "미국은 수익 배분이 연예인 중심으로 이뤄지고 연예인이 기획자를 고용하는 형태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처럼 1인 기획사가 쉽게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국내에 그대로 도입하게 되면 현행 전속 계약 상태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현재 전속 계약 관계는 연예인을 관리하는 회사와 연예인 개인 간의 계약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데 연예인의 소득을 관리하기 위한 1인 법인을 전속 계약 구조 안에 어떻게 녹여낼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조세전문 변호사인 이전오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미국의 '론아웃 코퍼레이션(Loan-out Corporation)' 제도를 언급하며 국내 실정에 맞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 고소득자가 인적 서비스 법인(PSC)을 설립해 제작사나 구단과의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을 합법적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다만, 법인이 연예인에게 지급하는 급여가 과도하게 낮거나 높은 경우에는 소득 일부를 재분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교수는 "미국의 개인 인적 서비스 제도를 참고해 국내 법규정을 점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연예인의 세무조사 과정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강승윤 세무법인 센트릭 대표는 "최근에는 음식점도 법인으로 등록하는 경우가 많다"며 "연예인 1인 기획사에 대해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연예인은 세무조사 사실이 언론에 보도될 경우 별도의 손해배상 문제나 이미지 훼손 우려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며 "과세 기준을 명확히 하는 법 개정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1인 기획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남경 국장도 "세무조사 자체는 이해하지만, 조사 과정이 외부에 알려지는 부분은 고심해주시길 바란다"며 "처벌이나 분쟁이 확정된 경우와 달리 조사 단계에서의 공개는 이미지 관리를 하는 연예인과 소속사에 큰 손해"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 해결보다 어떻게든 조용히 시키는 데 역량이 쏠리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과세당국은 특정 직군을 겨냥한 조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현행 세법 적용에 예외를 둘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미순 국세청 조사2과장은 "연예인의 활동은 연예인만이 할 수 있는 일신전속적 활동"이라며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에 근거해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1인 기획사는 1인 법인이다. 비밀유지 또한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오 과장은 "연예인이 연예 활동을 해서 벌어들인 출연료 정산은 연예인에게 귀속되는 것이 맞다"며 "수익 대부분을 1인 기획사에 귀속시키고 연예인 개인에게는 소액만 배분해 세금을 신고하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고율의 소득세를 회피하기 위한 행위로 합법을 가장한 조세를 부당하게 회피를 하는 것으로 볼 소지가 있다"면서도, "국세청 안에서도 간극을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으니 의견을 주시면 제도 개선하는 부서에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는 박민규·정태호·임오경·이기헌 의원이 공동 주최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와 국세청, 엔터테인먼트업계 등 관계자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