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새만금에 'AI·로봇·수소 미래기지' 세운다…'9조 투입'

현대차, 새만금에 '미래 기술 기업 도약 기지' 조성
AI 데이터센터·로봇 제조공장·수소 생산기지 포괄
9조 원 규모 '대규모 투자' 결정…정부도 집중 지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연합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이 전북 새만금 지역에 올해부터 9조 원을 투자해 로봇 제조 공장과 AI 데이터센터, 수소 에너지 생산 기지를 포괄하는 미래 산업 거점을 구축하기로 했다.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는 미래 기술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의 대규모 투자 결정이다.
 
현대차그룹은 27일 전북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정부, 전북특별자치도와 '새만금 로봇·수소 첨단산업 육성 및 AI 수소 시티 조성을 위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 지사와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들이 함께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부회장, 서강현 기획조정담당 사장, 성 김 전략기획담당 사장 등이 참석했다.
 

'34만평 규모' 새만금 거대 부지에…AI 데이터센터·로봇 제조 공장 올린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협약에 따라 전북 새만금 지역 112만 4천 제곱미터(약 34만 평) 부지에 올해부터 9조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실시한다.

투자 구체 내용을 살펴보면 그룹은 우선 자율주행과 로봇 등 움직이는 인공지능, 즉 피지컬 AI 구현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AI 데이터센터를 5조 8천억 원을 들여 이 지역에 세운다. 내년 착공, 2029년 완공이 목표다.
 
이 AI 데이터센터는 단계적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 장급 초대형 연산 능력을 갖추게 되며,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개발과 스마트 팩토리 구현 등에 필요한 막대한 데이터를 처리, 저장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다양한 현장의 데이터를 AI 학습에 사용하고, 이를 다시 제품에 적용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기술과 제품 개발의 속도, 안정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을 사용자 맞춤형 로보틱스 기술로 확대 구현할 로봇 제조·부품 클러스터 조성에도 4천억 원이 투입된다. 2028년 공사 착수, 이듬해 완공 예정이다. 여러 단지들의 집합체를 의미하는 클러스터는 로봇 완성품 제조,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과 부품 단지로 구성된다.
 
연간 생산능력 3만 대 규모로 들어설 로봇 제조 공장에는 현대차그룹의 제조 설루션과 AGV(무인운반차), AMR(자율주행 물류 로봇) 기반의 스마트 물류 시스템이 도입된다. 해당 공장은 제조 노하우가 부족한 중소기업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역할도 한다. 그룹 관계자는 "중소 자동차 부품 협력사의 로봇 산업 확장도 촉진함으로써 모터, 센서 등 핵심 부품의 대외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국내 로봇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태양광 동력 삼은 수소 생산기지도 구축…로봇·에너지 융합 'AI 수소시티' 조성

새만금 지역 내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청정 수소를 생산하는 200MW(메가와트) 규모 수전해 플랜트에도 1조 원이 투입된다. 수전해 플랜트는 물을 전기로 분해해 고순도의 수소를 생산하는 기지다. 이는 미래 청정 에너지 산업 기반 마련을 위한 투자로, 내년 시설 구축을 위한 첫 삽을 뜬 뒤 2029년 1차 완공 이후 단계적으로 용량을 늘려갈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해당 플랜트를 조성하면서 인근에 수소 충전소 등 에너지 공급 인프라 구축을 병행할 예정이다. 이렇게 생산, 공급되는 청정 수소는 트램과 버스, 수요응답형 교통 서비스(DRT) 등 다양한 모빌리티의 핵심 에너지원으로 활용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 청정 에너지 자립 기반을 견고히 다지고, 수소 경제 조기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향후 국내에 총 1GW(기가와트) 규모의 수전해 플랜트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수전해기 부품 등 제조를 위한 현대차 울산 수소연료전지공장을 착공했으며, 내년 준공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새만금의 풍부한 일조량을 활용해 필요 분야에 원활한 전기를 공급하는 기가와트급 태양광 발전 사업에는 1조 3천억 원이 투자된다. 시설 착공은 내년, 완공은 2029년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미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1년 이후 새만금 육상태양광 1구역에서 99MW 규모 태양광 발전시설 운영에 참여 중이다. 그룹은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2035년까지 기가와트급 태양광 발전 포트폴리오를 단계적으로 확보해 AI 데이터센터와 수전해 플랜트의 핵심 전력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AI와 로봇, 수소 에너지 기술이 유기적으로 융합돼 완성형 산업 생태계를 이루는 AI 수소시티 건설에는 4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수소시티는 정부가 약 2백만 평 부지에 기반 시설을 공사 중인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에 구현된다. 인근 수전해 플랜트에서 생산된 수소를 활용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형 에너지 순환 시스템이 도입되며, 피지컬 AI가 교통, 물류, 안전 등 생활 전반에 적용돼 미래형·무공해 AI 도시의 표준 모델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새만금에서의 이 같은 도시 단위 실증 경험을 향후 세계 각국의 AI 도시 건설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새만금 거점 삼아 미래 기술 기업 전환 가속화"…정부, 집중 지원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전북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새만금 로봇·수소·AI 시티 투자협약식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만금 대규모 투자는 작년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125조 2천억 원 규모의 국내 중장기 투자 계획 가운데 핵심 프로젝트로 꼽힌다. 이번 투자가 유발하는 경제효과는 한국은행 등 산업 연관표 기준 약 16조 원에 이르며, 7만 1천 명 수준의 직간접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는 게 그룹 설명이다. 특히 완성차 기업에서 'AI 로보틱스 기업으로의 진화'를 더욱 가속화 할 미래 기지 육성 차원의 투자라는 점에서 그룹 입장에서도 의미가 크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세계 최대 IT전시회인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 행사는 하드웨어와 이동성 중심의 로보틱스를 넘어 고도화된 AI 기술을 활용한 인간 중심 AI 로보틱스로의 전환 선언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이런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엔비디아(NVIDIA)와 구글 딥마인드 등 AI 산업 선도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수립했으며, 그룹 내 보스턴다이나믹스, 로보틱스랩의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인간과 로봇의 조화로운 협업, 공존 관계 형성에 집중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도 MOU에 따라 이번 새만금 투자에 힘을 싣는다. 정부와 전북특별자치도는 인허가 등 행정 절차를 비롯해 로봇, AI, 수소 에너지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날 투자 협약 체결식에 앞서 참석자들은 현대차그룹의 아틀라스와 차세대 모바일 로봇 플랫폼 모베드, 산업용 착용로봇 엑스블 숄더, 무인 소방로봇 등을 살펴봤다.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은 "새만금은 풍부한 에너지원과 차별화된 투자 혜택을 갖춘 곳"이라며 "대규모 무규제 부지를 활용해 새만금을 인간과 로봇, AI가 공존하는 혁신성장거점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장재훈 부회장은 "새만금에서 시작되는 차세대 산업 패러다임은 전북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대전환의 중추가 될 것"이라며 "제조 전문성을 비롯해 로봇, AI, 수소 에너지 역량을 두루 갖춘 현대차그룹은 첨단 산업 생태계 구축에 나설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