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단절된 공간' 6년 만에 문 열린 부산 유일 동물원, 지금 모습은?[영상]

부산시, 삼정더파크 인수해 공립동물원 전환 추진
현재 동물원에는 115종 443마리 동물 있어…대부분 나이들었지만 건강
동물원 내 시설은 관리 안 한 흔적 보여
市, 운영권 넘겨받는 대로 개선 작업 추진



"오랜만에 많은 사람들을 봐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는데, 아마도 기분이 좋아서 그럴 겁니다"

낯선 이들의 방문에 동물들이 놀라지나 않았을까 하는 다소 걱정스러운 질문에 삼정더파크 안동수 동물관리본부장이 웃으며 답했다. 사육사 외에 사람과의 접촉이 없었던 6년이라는 시간. 도심 속 단절된 공간에서 동물들은 다행히 잘 지내고 있었다.  

부산시는 25일 폐장한 삼정더파크를 인수해 '공립동물원'으로 전환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20년 4월 운영 적자를 이유로 동물원이 문을 닫은 이후 동물원의 존폐와 운영을 놓고 빚어졌던 혼란의 시간이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캥거루가 뛰어 다니고 있다. 박중석 기자

이 같은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동물원 내 동물들은 여느 때와 같이 관람객 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기린과 얼룩말은 같은 우리 안에서 한 집 살이를 하고 있고, 캥거루는 성지곡의 굴곡진 땅을 이리저리로 뛰어다녔다.

귀가 큰 사막여우는 낯선이들의 등장에 경계의 눈빛을 보내고, 인접한 우리 안의 수달은 먹이로 주어진 미꾸라지를 먹느라 주위를 살필 겨를조차 잊은 듯하다.

사막여우와 달리 펭귄들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한 듯 헤엄을 치며 들뜬 모습을 보였다. 동물원의 주인인 시베리아 호랑이와 사자는 위풍당당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삼정더파크 사자. 박중석 기자

개장 당시 삼정더파크를 찾았던 이들의 뇌리에 남아 있을 코끼리는 벌써 37살이 됐다고 한다. 코끼리는 우리 주변을 도는 물을 코로 담아 뿌리며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현재 삼정더파크에는 115종, 443마리의 동물이 있다. 동물들이 대체로 나이가 많아졌지만,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본부장은 "동물원 개장 이후 12년이 지났는데, 지금은 나이가 많이 들어 노령 개체들이 많아졌다"며 "몇 마리 외에는 아주 건강하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민간에서 운영을 한 삼정더파크는 타 지역 동물원과의 동물 교류에 제한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공영동물원으로 전환되면 동물 교류가 한층 원활해질 것으로 보고, 서울시 어린이대공원 능동동물원 등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수달이 미꾸라지를 먹고 있다. 박중석 기자

6년이라는 시간 동안 낡고 녹슨 시설…市, 노후 동물사부터 개선 추진

동물들의 건강한 모습과 달리 동물원 내 시설들은 낡고 녹이 슬어가고 있었다.

엘리베이터는 작동을 멈췄고, 관람객들의 짐을 보관함은 곳곳에 녹이 보였다. 대부분의 화장실 입구에는 출입 차단선이 설치되어 있었다. 바닥 데크가 부서진 곳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폐장 이후 전기와 수도, 가스 등 동물 사육에 필수적인 요소 외에 이렇다 할 관리나 보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설물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흔적이 보인다. 박중석 기자

이에 따라 부산시는 운영권을 넘겨받는 대로 체납세 정리와 공영주차장 사용권 반납을 비롯해 우선적으로 노후 동물사 개선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시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거점 동물원 지정을 추진해 국비 지원과 함께 동물종 보존과 증식 프로그램 운영 등 영남권의 동물복지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박형준 시장은 "부산과 같은 대도시에 아이들이 즐겨 찾을 수 있는 동물원이 없다는 것은 굉장히 아쉬움이 큰 것"이라며 "예산이 좀 들더라도 제대로 된 동물원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동물원 내 사자를 바라보고 있다. 부산시 제공

시는 올해 10월까지 동물원 운영과 관련한 종합계획을 수립한 뒤 임시 개장 등을 거쳐 내년에 정식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폐장 기간 동물들과 동고동락했던 사육사 등 관리 인력은 고용승계를 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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