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1천 건에 육박하는 보조금 부정수급 사례에 660억 원대의 부정수급액을 적발했다.
기획예산처가 지난 2024년 7월부터 12월까지 집행된 보조사업 중에서 국고보조금통합관리망(이하 'e나라도움')의 부정징후탐지시스템(SFDS)을 활용해 부정으로 의심되는 1만780건을 추출해 살펴본 결과이다. 보조금 부정징후탐지시스템(SFDS)은 보조사업자(수급자)의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 가족간 거래, 출국·사망자 수급, 세금계산서 취소 등 패턴을 만든 뒤 부정수급 위험도가 높은 사업을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보조금 부정징후탐지시스템 활용 992건 적발…부정수급 규모의 최대 5배까지 제재부가금 징수
기획예산처는 지난해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점검 결과 총 992건, 667억7천만 원 규모의 부정수급을 적발했다고 밝혔다.이는 2024년 부정수급 적발건수 630건(적발액 493억원)에 비해 약 1.6배 증가한 수치로, 적발건수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실적이다. 부정수급 적발건수를 보면 2020년 132건에서 2021년 231건, 2022년 260건, 2023년 493건, 2024년 630건, 2025년 992건이다.
특히 기획예산처가 주관해 각 부처와 한국재정정보원, 회계법인이 함께 참여하는 합동현장점검은 점검 대상 606건 중 317건, 497억 원을 적발해 금액·건수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부처가 자체적으로 점검한 내용이 부실하거나 자체 적발실적이 낮은 공공기관을 추가로 실시하는 특별현장점검은 총 106건의 점검 대상 중 97건(251억 원)을 적발했다.
점검을 통해 적발된 사업들은 해당 부처에서 부정수급심의위원회, 경찰 수사 등을 통해 추가 확인 과정이 이뤄지며 부정수급으로 최종 확정되면 보조금 환수, 부정수급 규모의 최대 5배까지 제재부가금 징수, 보조사업 수행 배제 등의 제재조치가 내려진다.
농림수산 분야 210억 부정수급 가장 많아…유형별로는 특정업체 몰아주기 등 특정거래 관리 226억 적발
분야별로는 농림수산 분야에서 210억 원(66건)의 부정수급이 적발돼 가장 많았다.환경 154억(84건), 문화 및 관광 140억(134건), 산업·중소기업 및 에너지 131억(621건), 사회복지 9억9천만 원(38건) 등의 순이었다.
유형별로는 수의계약 쪼개기나 특정업체 몰아주기, 가족간 거래 등 부적절한 특정거래 관리가 226억(769건)으로 가장 많았고 사업 종료 후에도 정산하지 않은 기타 사업관리 104억(42건), 중요재산 무단 담보제공 등 부적절한 자산 관리 37억(6건), 임차료 과다 집행 등 보조금 집행 오남용 23억(83건) 등으로 확인됐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과거에는 사업자의 횡령 등 개인의 부정수급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사업자가 거래처와 짜고 계약관계에서 이뤄지는 부정수급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기획예산처는 올해도 보조금 부정수급 단속 활동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방치된 보조금 집행 잔액 국고로 환수…e나라도움 시스템 재구축
보조사업이 완료되면 2개월 이내(지방정부 집행사업은 3개월 이내) 정산을 완료하고 잔액은 이듬해 말까지 국고에 반납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사업 종료 후 정산절차가 지연되거나 정산이 끝났는데도 잔액이 반납되지 않은 채 보조사업자, 지방정부, 부처의 계좌에 쌓여 있는 보조금이 적지 않다.기획예산처는 2024년부터 방치되고 활용되지 못하는 보조금 잔액을 대대적으로 정리해 오고 있다. 2024년에는 2017년부터 2023년도까지 완료된 보조사업을 전수 조사해 총 1조7천억 원을 국고로 환수했고 2025년에도 1조7백억 원이 넘는 보조금 잔액을 국고로 환수 조치했다.
올해도 2024년도에 완료된 사업 중 2025년 말까지 반납되지 않은 보조금 잔액을 조사해 국고 반납을 독려한다. 각 부처에 3월 말까지 사업별·지방정부별 보조금 잔액 반납실적을 조사해 반환명령 조치를 내리도록 요청했다.
지난 2017년 개통돼 9년이 지난 e나라도움 시스템도 재구축된다.
통상 정부시스템의 내구연한이 10년인 점을 감안하면 e나라도움 재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차세대 e나라도움 구축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마련한 뒤 2030년까지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고 2031년 1월 개통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재구축 방향은 AI·클라우드 중심으로 전환하고 모든 국고보조금 집행과 자금 관리를 e나라도움으로 일원화해 체계적이고 투명하게 관리한다는 구상이다.
기획예산처는 25일 2026년 제2차 보조금관리위원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점검 결과 및 2026년 점검 계획과 보조금 미정산·미징수 관리 현황 및 향후 관리 방안 등 총 4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기획예산처 강영규 미래전략기획실장은 "국고보조금 부정수급은 보조사업을 통한 국가 정책 목적 실현을 방해하고 국민이 낸 소중한 세금을 허투루 낭비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기획예산처를 중심으로 각 부처가 한 푼의 보조금도 낭비되지 않도록 부정의 소지를 끝까지 추적해 밝혀내고 관련 보조금을 환수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