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행정통합법, 경실련이 살펴보니…독소조항 99개 발견

개발 주도하는 지자체가 감시 기능까지…무소불위 지자체장의 난개발 우려
이를 견제할 시의회·감사기구 기능은 오히려 약화
지방채 사실상 무제한 발행까지 허용해 빚잔치 걱정도 커져
경실련 "본회의 통과 전 전면 재검토해야" 촉구

연합뉴스

시민단체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를 통과한 충남·대전, 전남·광주, 대구·경북 3개 지역 통합특별법 조항을 전수 분석한 결과, 대규모 권한 집중과 무분별한 규제 완화가 우려되는 독소 조항이 99개나 지적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3대 행정통합 특별법안 전수분석한 결과 총 99개의 문제 조항을 확인했다며 "본회의 통과 전 즉각적인 전면 재검토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특별지방행정기관의 환경·노동·국토 관련 권한·사무를 통합특별시에 이관하고, 향후 해당 구역 내 재설치조차 할 수 없도록 막은 데 대해 "개발을 주도하는 지자체가 환경·노동 감시까지 겸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개발사업에 대한 국가 차원의 감시 기능이 사실상 차단된다"고 지적했다.

비대해지는 지자체장을 견제할 시의회 등의 기능도 크게 약화된다. 대규모 개발사업을 승인할 때 시의회의 '동의'나 '승인' 없이 단순 '보고'만으로 처리할 수 있고, 감사위원회조차 독립 기관이 아닌 시장 소속으로 둬서 단체장이 권한을 남용해도 제대로 견제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무분별한 선심성 개발 사업이 우려되는데, 부채까지 잔뜩 질 수 있도록 빗장을 열어둔 점도 지적됐다.

법안에는 그동안 행정안전부 장관 승인을 거쳐야 했던 지방채 발행을 시의회 의결만으로 허용하고 있었다. 또 지방공기업의 부채를 통제하는 국가 기준도 조례로 대체할 수 있도록 완화했는데, 특히 광주전남 법안은 공기업의 사채 발행 한도 자체를 철폐해 무제한 발행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지자체 파산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국가적 안전장치마저 배제한 것은 무분별한 빚내기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비판했다.

단체장의 개발사업 승인 하나로 건축법, 농지법, 산지관리법 등 41개 국가 법령의 인허가를 일괄 처리한 것으로 간주하고, 민간 개발업자가 부담해야 할 개발부담금, 대체산림조성비, 교통유발부담금, 환경개선부담금 등 9종의 부담금도 전면 면제·감면하는 등 개발 규제를 과도하게 열어둬 난개발이 걱정된다.

개발용 토지의 매입·처분을 위한 토지특별회계를 신설하면서 시의회 승인 없이 시장이 단독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하고, 국가·지자체 소유 토지를 수의계약으로 최장 60년간 민간에 임대하고 그 위에 영구 시설물 설치까지 허용하는 조항도 포함된 점도 같은 우려를 낳고 있다.

교육부 장관이 보유하고 있는 지역 대학의 설립·폐쇄·시정명령 권한을 시장에게 이양하도록 한 조항도 "지역 대학이 단체장의 행정적 판단에 종속될 우려가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특별법안 본회의 통과 즉각 중단 및 전면 재검토 △행정통합에 앞서 실질적인 지방분권 제도 개혁 우선 추진 △주민투표 등 충분한 숙의 과정 보장 등을 요구했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날인 지난 24일 전남·광주 행정통합 특별법을 여당 주도로 의결했다. 충남·대전과 대구·경북 통합 특별법안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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