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가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행정통합 특별법안에 유감을 표명하며 정부와 국회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강하게 촉구했다.
도는 24일 입장문을 내고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통합 특별법안은 지역의 실질적 자립을 보장하지 못하는 껍데기"라며 "이 상태로는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도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삭제되거나 후퇴한 4가지 핵심 사안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우선 '자치입법권'의 실종이다. 법사위를 통과한 현행 법안에는 조례 제정 때 중앙부처의 사전 협의·동의 절차가 그대로 살아 있어 지역 스스로의 정책 결정을 가로막는 과거 관행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주재정권' 상실도 언급했다. 국세의 지방세 이전 등 항구적 세수 확보 방안이 일괄 삭제됐고, 정부가 약속했던 재정 인센티브의 법적 근거도 반영되지 않았다. 돈줄 없는 통합은 실속 없는 통합이라는 지적이다.
'조직 운영'에 대해서도 손발이 묶인 수동적 통합이라고 꼬집었다. 도는 초광역 행정체계로 전환하려면 유연하고 강력한 조직 운영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행 법안은 '총액인건비'라는 낡은 규제에 묶여 창의적 조직 설계가 불가능하고 결국 중앙의 지침에만 의존하는 행정 기구로 전락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역 설계권' 박탈도 문제 삼았다. 대규모 기반시설의 속도감 있는 추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조항이 일괄 삭제된 데 대해 '매우 치명적'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지역의 미래를 스스로 설계할 핵심 결정권이 정부의 '동의'라는 문턱에 막혀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
도는 민의를 바탕으로 주민투표를 실시해 통합의 정당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부산경남 시도민의 73%가 지방선거 이후의 점진적 통합을 원했고, 도민 76%는 주민투표를 통한 통합 결정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홍콩, 상하이, 두바이 특별구처럼 완전한 자치권 이양이 이뤄져야만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진정한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수도권 일극 체제를 깨려면 정부가 중앙의 권한을 과감히 내려놓는 결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