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사고 산림청장 면직…함양 산불 진화율은 '오르락내리락'

66%→32%→58%

경남 함양 산불. 산림청 제공

산불을 지휘할 산림청장이 음주운전 사고 물의로 최근 직권면직돼 어수선한 가운데 경남 함양에서는 사흘째 대형 산불이 이어지고 있다. 직무대리로 공백을 메우고 당국의 발빠른 진화 노력에도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 탓에 진화율이 30~60%대로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는 상태다.

23일 산림청과 경남도 등에 따르면 함양 마천면 창원리 야산에 불이 발생한 건 지난 21일 오후 9시 14분. 산림청 등 당국이 곧바로 진화에 나서 22일 오후 진화율이 66%까지 올랐지만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 등으로 좀처럼 작업이 원만히 진행되지 못했다.

불은 확산해 22일 밤 10시부터 산림재난방지법에 근거해 통합 지휘 권한이 산림청장으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박은식 산림청장 직무대리가 함양 산불의 통합 지휘를 맡았다. 이는 김인호 전 산림청장이 지난 20일 음주운전 사고로 인해 최근 직권면직됐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대기 건조 등으로 산불을 예의주시할 시기에 긴장의 끈을 놓아버린 김 전 청장은 물론, 지난해 8월 그를 임명한 정부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 김 전 청장의 음주사고 날부터 이날까지 20여 건의 산불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산림청 홈페이지 캡처

산림청은 22일 밤 10시 30분 '산불 확산 대응 2단계'를 발령했고, 소방청도 밤 11시 14분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동함에 따라 인근 전남과 전북 등의 소방력도 투입됐다. 산불 확산 대응 2단계는 피해 면적이 100ha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될 때, 국가소방동원령은 특정 시도의 소방력만으로 화재 등 재난에 대응하기 어렵거나 국가 차원에서 소방력을 재난 현장에 동원할 필요가 인정될 때 각각 발령된다.

밤새 진화 작업을 벌였지만 험준한 산세 등으로 이날(23일) 새벽 진화율이 30%대까지 떨어졌다. 산림청과 경남도 등 당국은 날이 밝는대로 진화헬기 51대를 투입하고 진화차량 119대와 진화인력 754명을 동원해 주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후 불이 다소 잡혔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함양 산불 진화율은 58%다. 산불 영향 구역은 232ha, 전체 불의 길이는 8km, 잔여 화선은 3.4km다. 현재까지 비닐하우스 1개동이 전소됐고 주민 164명이 인근 체육관 등으로 대피했는데,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와 도는 자료를 내고 "산불이 조기에 진화될 수 있도록 주불 진화 완료 시까지 가용 가능한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총력 대응하겠다"며 "헬기 조종사와 지상진화 인력의 피로도를 고려해 안전하게 진화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함양군 산불 상황을 보고받고 "신속한 주민 대피와 진화에 총력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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