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권과 쇼부" 여야 가리지 않은 신천지…합수본 칼끝 주목

문재인 정부 시절, 이만희 "현 정권과 쇼부 봐라" 지시 정황
'현안 해결' 위해 여야 가리지 않고 접촉한 정황 다수 포착
국민의힘 뿐만 아니라 일부 지역에선 민주당 당원 가입 진행

연합뉴스

이단 신천지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교단 현안 해결을 위해 정치권에 전방위적인 로비를 시도한 정황들이 다수 포착되면서 '정교유착'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수사 칼끝이 주목된다.

22일 CBS노컷뉴스가 확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이자 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예비등록 시작일 하루 전인 2021년 7월 11일, 신천지 2인자였던 고동안 당시 총회 총무는 한 탈퇴 간부와의 통화에서 "이만희 선생님께서 '이희자 한국근우회장이 현 정권과 친하고 실력은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한다.

이어 "이만희 선생님께서 '인천하고 가평 그거 현 정권(문재인 정부)하고 쇼부 쳐봐라. 돈을 줄 테니까' 이 정도 얘기하실 거라고 한다"고 덧붙인다.

당시 신천지는 가평에 신천지 박물관을, 인천 중구에 마태지파 교회를 건립하려 했으나 지역 주민 반대 및 용도변경 허가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권의 도움이 절실했던 상황이었다.

이에 이만희 교주가 국민의힘이 아닌 당시 집권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 측과 '쇼부'(승부)를 보라고 지시하는 등 정교유착을 시도했던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지난 2020년에도 신천지는 서울시가 이만희 교주가 대표로 있는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의 법인 설립허가를 취소하자,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고(故) 박원순 시장에 대한 대대적인 로비 작업에 착수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관련기사: [단독]신천지, 위장단체 설립 취소당하자 서울시장 포섭 시도)

신천지 내 '박원순 서울시장 관련 인사' 집계 현황. 독자 제공

실제로 신천지가 여야 양측을 모두 잡으려 했던 정황은 이뿐만이 아니다. 2021년 6월쯤 고 전 총무는 한 탈퇴 간부와의 통화에서 "이희자 한국근우회장은 호남이 주, 민주당이 주"라며 "(신천지 소속인) 부장검사 출신 김모 변호사는 국민의힘 쪽 플러스 윤석열과 관계가 깊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 통해 윤석열 잡으면 되고, 이희자 회장님 통해가지고 이재명 이런 쪽 잡으면 된다"고도 한다.

당시 신천지는 △과천 성전건축 및 용도변경 인허가 △임의단체로 등록된 신천지의 종교법인화 △수료식 등 공식 행사를 위한 장소 확보 등 여러 당면 과제들이 있었는데, 이러한 과업을 이루기 위해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민주당에까지도 손을 뻗은 것으로 보인다.

신천지의 '당원 가입' 작업 또한 광주광역시 등 일부 지역에서는 민주당을 향했다는 증언들도 나온다. 한 신천지 탈퇴 간부는 "어느 정권이든 상관없이 전라도 지역은 민주당 당원 가입이 계속 이뤄졌다"며 "베드로지파가 약 4~5만 명에 이르렀던 적이 있는데, 그 중 상당수가 민주당에 당원으로 가입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신천지 탈퇴 신도 또한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 당원 가입은 전국적으로 이뤄진 건 아니"라면서도 "광주 지역에서 민주당 인사들과 접촉을 하고, 민주당 당원 가입이 개별적으로 이루어진 건 맞다"고 말했다.

합수본은 이러한 정황들을 토대로 '정교유착'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신천지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접근한 만큼, 합수본의 수사 흐름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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