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에서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하자 광주 지역에서는 "역사적 단죄로 보기에는 부족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광주시민과 시민사회단체는 형량이 내란의 중대성에 비해 턱없이 가볍다며 향후 재판에서 보다 엄정한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심 판결 소식이 전해진 20일 오전 광주 도심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냉담했다. 김재홍(66)씨는 "내란 우두머리에게는 법정 최고형이 내려졌어야 한다"면서 "양형 이유를 듣다보니 일반인과 다른 잣대가 적용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직업군인 아들을 둔 김라희(56) 씨도 "계엄 상황이 실제로 벌어질까 봐 가족 모두가 불안에 떨었는데 무기징역에 그친 것은 아쉽다"며 "사형이 집행되지 않는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더 무거운 책임을 물었어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사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30대 여성 문모 씨는 "중형이 선고됐다고 해도 정권이 바뀌면 풀려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있다"며 "끝까지 책임을 묻는 선례를 남겨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가 고령과 초범 등을 양형 사유로 든 데 대해서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
특히 '계엄'이라는 단어 자체가 5·18민주화운동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광주에서 이번 선고를 역사적 단죄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시민의 지적이 이어졌다.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의 반발도 연일 이어지고 있다.
시민단체 참여자치21은 이날 성명을 발표해 "윤석열 1심 선고는 맨몸으로 계엄군과 경찰을 막고, 광장을 지켜 윤석열을 파면시켰던 시민의 눈높이에는 미흡한 단죄"라면서 "'무력 사용 최소화'와 '고령' 등을 이유로 내 란범들에게 감형을 부여한 것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앞서 19일에도 민주노총 광주본부와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은 성명을 내고 이번 판결을 "내란에 대한 역사적 경고가 아닌 면죄부"로 규정하며 철저한 수사와 사법 개혁을 촉구했다.
이들은 내란을 기획하고 실행한 세력뿐 아니라 방조하거나 정당화한 세력까지 완전히 청산하지 않으면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들은 이번 판결을 내란 단죄의 끝이 아닌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은 재판 과정에서 내란의 책임이 보다 엄정하게 규명되고,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선고돼야 한다는 것이다.
광주 시민들은 "더는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향후 재판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