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동생인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66) 전 왕자가 미국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의혹으로 경찰에 체포되면서 영국 왕실이 크게 충격받은 모습이다.
외신들은 이번 사건이 지난 1997년 찰스 3세와 이혼한 다이애나 왕세자빈이 사고로 사망한 이후 영국 왕실 입장에서 최대 위기라고 전했다.
앤드루 전 왕자는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이자 찰스 3세 현 국왕의 동생이다.
미국 CNN 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은 19일(현지시간) 템스밸리 경찰이 이날 찰스 3세의 사유지인 노퍽 샌드링엄 영지에 있는 앤드루의 거처에서 앤드루를 체포해 조사한 뒤 석방했다고 보도했다.
앤드루 전 왕자가 받고 있는 혐의는 공직자로서 해외 무역특사 활동 중 취득한 기밀성 투자 정보를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이다.
앤드루는 또 엡스타인을 위해 일한 버지니아 주프레가 미성년자일 때부터 여러차례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런 추문 때문에 영국 왕실은 지난해 10월 앤드루로부터 왕자 칭호와 모든 훈장을 박탈했다.
영국 언론은 이날 앤드루가 체포된 뒤 수사를 받다가 차량 뒷좌석에 앉은 채 경찰서를 나서는 사진을 일제히 보도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당초 앤드루와 거리를 뒀던 국왕 찰스 3세는 이례적으로 자신의 이름으로 성명을 내고 "우리는 당국에 전폭적이고 진심으로 협조할 것"이라며 "법은 그 과정을 따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가족과 나는 국민에 대한 의무와 봉사를 계속하겠다"고 전했는데, 이는 자신의 동생과 분명하게 선을 그으면서 당국의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번 경찰 수사는 영국의 대표적 반군주제 단체인 '리퍼블릭'의 그레이엄 스미스 대표가 앤드루를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왕실 역사학자인 케이트 윌리엄스는 CNN에 "대중들은 이제 점점 더 '찰스는 무엇을 알고 있었는가?'라고 물을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왕실이 앤드루와의 거리두기를 시도해도 대중들이 이를 믿지 않을 것이란 우려를 제기한 셈이다.
케이트 윌리엄스는 또 "(앤드루 사건은) 다이애나비 사망 이후 왕실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This is going to be the biggest challenge that the royal family has had on their hands since the death of Diana.")
또 다른 왕실 전문가 산드로 모네티는 "앤드루 문제는 찰스 재위 기간 전체를 규정짓고 정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the Andrew issue has, and will, come to define King Charles' entire reign.")
모네티는 특히 "앤드루가 많은 권리를 박탈당했지만, 그는 여전히 왕위 계승 서열 8위"라며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