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장벽 속 단서 추적…산에서 길 잃은 브라질 아동 무사 구조

충북소방본부 제공

"집을 나와 산 맨 위에 있어요."

지난 5일 오후 6시 43분. 충북소방본부 119상황실로 다급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전화를 건 사람은 브라질 국적의 A(12)군.

통화는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A군이 한국어에 서툴러 원활한 의사소통이 어려웠다. 휴대전화에는 유심(USIM)조차 없어 문자 송·수신은 물론 전화번호 확인조차 불가능했다.

아이의 말은 반복적이었다.

"산에 왔어요. 주변에 나무밖에 없어요. 내려갈 수 없어요."

정확한 위치 정보는 잡히지 않았지만 상황실 직원들은 아이의 짧은 말 한마디, 숨 고르는 소리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며 단서를 모았다.  

차분하게 아이와 대화를 이어가면서 재빨리 통역기관을 수소문하기도 했다.

"미원. 미동산."

통화를 이어가던 아이의 입에서 나온 짧은 단서였다.

신고가 접수된 지 2분 뒤인 오후 6시 45분.

상황실 직원들은 즉시 119구조대와 경찰, 미동산 수목원 관계자들에게 상황을 전파했다.

미동산을 중심으로 수색 범위를 좁혀가던 도중 경찰 상황실로부터 "교회가 보인다"는 추가 신고 내용이 접수됐다.

구조대는 신고 접수 한 시간여가 흐른 오후 7시 49분 미동산 수목원에서 약 500m 떨어진 인근 교회 주변에서 A군을 발견했다.

아이는 탈진한 상태였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없어 현장 조치 후 무사히 보호자에게 인계됐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언어가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아이가 내놓은 짧은 표현들을 끝까지 이어 붙인 것이 결정적인 실마리가 됐다"며 "앞으로도 어떤 상황에서도 신고자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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