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국헌문란 목적과 폭동에 부합한다며 내란죄가 성립됐다고 판단했는데요.
서울중앙지법에 나가 있는 나채영 기자 연결합니다. 나 기자.
[기자]
네, 서울중앙지법 앞에 나와 있습니다.
[앵커]
조금 전 선고가 마무리됐습니다. 결과부터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 선포와 그 이후 벌어진 일련의 행위가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의 폭동, 즉 내란죄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 주문 잠시 들어보시죠.
"주문을 선고하도록 하겠습니다. 피고인 윤석열을 무기징역에 처합니다. 피고인 김용현을 징역 30년에 처합니다. 피고인 노상원을 징역 18년에 처합니다. 피고인 조지호를 징역 12년에 처합니다…"
[앵커]
선고에 앞서 재판부의 판단 설명이 상당히 길었죠. 어떤 쟁점들부터 다뤘습니까?
[기자]
네. 재판부는 형량을 선고하기에 앞서 먼저 수사와 기소 절차의 적법성부터 판단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헌법상 불소추특권, 그리고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을 문제 삼아 왔는데요.
재판부는 불소추특권은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일 뿐, 직무와 직접 관련 없는 범죄에 대한 수사까지 막는 취지는 아니라고 봤고, 공수처법상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직접 관련 범죄는 예외적으로 수사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핵심인 내란죄 판단은 어떻게 내렸습니까?
[기자]
재판부는 이 사건의 본질을 비상계엄이라는 형식을 빌려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키려 했는지로 봤습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야당이 다수인 국회가 탄핵과 예산 삭감을 반복해 정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인식했고,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통해 국회를 무력화하려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비상계엄은 헌법이 정한 대통령의 권한이지만, 그 권한으로도 국회의 권한을 침해하거나, 행정·사법의 본질적인 기능을 마비시키는 것은 비상계엄으로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재판부가 양형이유에서 이 사건 사실관계의 핵심이라고 강조한 부분도 있었죠?
[기자]
네. 재판부는 이 사건의 가장 핵심적인 사실관계로 군을 국회로 보낸 점을 꼽았습니다.
비상계엄 선포, 국회 봉쇄, 체포조 편성 운영, 선관위 점거와 직원 체포 시도까지, 이 모든 행위를 개별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종합해 보면, 그 자체로 폭동에 해당하고, 서울과 수도권의 평온을 해칠 정도의 현실적 위력도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윤 전 대통령 외 다른 피고인들에 대한 판단도 함께 나왔죠?
[기자]
네. 오늘 선고에서는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기소된 군·경 고위 지휘부 7명에 대한 형량도 함께 선고됐습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핵심 인물들에 대해서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중형이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이들이 윤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군과 경찰을 실제로 움직이며 내란 실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앵커]
반면 일부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판단이 달랐죠?
[기자]
그렇습니다. 윤승영 전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과 김용군 전 정보사 대령의 경우, 재판부는 내란 실행에 핵심적으로 가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지시 전달이나 제한적인 관여만으로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로 보기엔 증거가 부족하다며 사실상 주요 혐의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앵커]
관심을 모았던 노상원 수첩에 대한 판단은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재판부는 노상원 수첩에 대해선 그 중요성을 제한적으로 봤습니다.
수첩의 작성 시기를 특정할 수 없고, 실제로 벌어진 일과 맞지 않는 내용도 포함돼 있어 내란 실행 계획을 입증하는 핵심 증거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법정 분위기도 전해주시죠.
[기자]
네. 오늘 윤 전 대통령은 오후 3시 1분에 남색 정장에 흰색 와이셔츠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했습니다.
입정 직후 재판부를 향해 두 차례 고개를 숙였고, 초반에는 변호인과 함박웃음을 나누는 모습도 보였는데요.
선고가 진행되면서는 입을 굳게 다물거나 입술을 깨무는 등 굳은 표정으로 시선을 아래로 둔 채 판결을 들었습니다.
무기징역이 선고되는 순간에도 윤 전 대통령은 별다른 반응 없이 정면을 응시한 채 자리를 지켰습니다.
[앵커]
이 법정 자체도 상징성이 큽니다.
[기자]
네. 오늘 선고가 열린 417호 대법정은 1996년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내란 수괴 혐의로 사형이 선고됐던 곳입니다.
헌정사에서 다시 한 번 전직 대통령에게 내란 범죄의 책임을 묻는 판결이 같은 장소에서 내려졌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작지 않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윤 전 대통령 측과 특검 측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선고 직후 입장문을 내고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최소한의 말조차 꺼낼 수 없는 참담한 심정"이라며 "결코 왜곡과 거짓에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반발했습니다.
장우성 내란 특검보는 "의미 있는 판결이었지만 사실 인정과 양형 부분에 상당한 아쉬움이 있다"며 항소 여부에 대해 추후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채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