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보훈부 차관 "장교 임관자 출신 상관없이 신분 보장해야"

"민간기업은 경제적 보상, 공무원은 직업 안정성인데 군인 처우개선은 뒷짐"
"사관학교 출신 아니면 장기복무 어려워 신분 불안정…우수 인력 기피"
최병욱 교수 "직업 안정성 보장 없는 군 간부는 비정규직 신세"

뉴스토마토 제공

우리 군이 양질의 간부 인력을 필요한 만큼 선발하지 못하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사관학교와 학군장교(ROTC) 등의 출신을 가리지 않고 장교 임관자 누구에게나 일반 공무원 수준의 신분 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방부 인사복지실장을 지낸 이남우 전 국가보훈부 차관은 19일 뉴스토마토 K국방연구소가 개최한 '국방 인력 관리의 새로운 접근' 세미나에서 '한국군 장교 충원 시스템 개혁 방향' 발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전 차관은 먼저, 2019년 94%에 이르렀던 간부 선발률이 2024년 65%로 5년 만에 29%포인트 급락한 현실을 제시했다. 
 
그는 인력 획득에 있어 민간 기업은 경제적 보상을 비롯한 처우 개선이 무기이고, 공공분야는 정년을 포함한 직업적 안정성이 무기였는데, 유독 군은 그동안 처우 개선도 직업적 안정성 제고에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군의 인력운영 시스템은 장기 복무자와 단기 복무자를 구분하는 군인사법 6조를 중심축으로 삼고 있다. 
 
이 법에 따라 사관학교 출신자는 장기복무 장교가 되며, 학군‧학사‧3사관학교 출신 장교는 단기복무 장교가 된다. 단기복무 장교가 장기복무를 하려면 별도의 선발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신분이 불안정하다. 
 
그 결과 우리 군 장교집단은 고급 장교로 갈수록 사관학교 출신자가 우위를 점하는 획일적 구조가 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단기복무 장교는 병에 비해 복무기간이 길고 직업 안정성도 약하기 때문에 우수인력이 지원하지 않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전 차관은 사관학교 출신 위주인 획일적 군 지휘부 구성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지난 불법 계엄사태를 통해 사관학교 일변도 지휘부 구성이 안고 있는 구조적 취약성이 적나라하게 노출됐다"며 "당시 불법적 명령에 반기를 든 군인들이 대부분 사관학교 출신이 아니었던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이 전 차관은 "장기복무가 보장된 사관학교 출신이 안정적으로 교육 기회를 독점하면서 경력 관리에 전념하는 반면에 다른 출신 장교들은 일종의 인턴 신분으로 장기복무 선발에 주력해야 할 상황"이라며 "우수한 인력이 군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 전 차관은 "우리나라 일반직 공무원의 경우 강력한 신분 보장 덕분에 보수 수준에 대비해 상대적으로 양질의 인력을 임용할 수 있다"며 "군이 인력 획득 시장에 사용할 무기는 경제적 보상이 아니라 직업적 안정성이며, 그 핵심이 신분 보장이고 이를 위해 장기복무자와 단기복무자를 구별하는 군인사법 6조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차관은 아울러 군 편제 및 정원구조 조정, 국방인력 획득 전담기관 설치, 장교 양성기관 통폐합, 과도기 인사관리 특례, 중도 탈락자 지원 등을 제안했다.
 
이날 토론에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백선희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제 군 장교를 '민간'과 경쟁하는 하나의 '직업'으로 사회복지적 관점에서 재진단해야 한다"며 "이제는 장교 역시 임관 시부터 직업적 안정성을 보장받는 구조로 전환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윤태 전 한국국방연구원(KIDA) 원장은 "군복을 입은 군인만으로 국방을 끌고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며 "민간의 역할을 군에 대한 제한적 지원에서 국방 핵심 요소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병욱 상명대(국가안보학과) 교수는 "우리 군의 허리인 초급 간부들은 장기 복무가 보장되지 않는 비정규직과 같고 불안한 미래 때문에 우수 인재들이 군을 떠나고 있다"며 "임관할 때부터 장기 복무를 원칙으로 하여 직업적 안정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창식 뉴스토마토 K국방연구소장은 "대기업 수준으로 간부 처우를 개선하겠다고 정치권에서 수없이 외쳤지만 되는 게 없고 말뿐"이라며 "정년 보장 등 직업적 안정성에 초점을 맞춰 군 간부 인력 충원을 해결하자는 제안이 신선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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