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강연회 열어 간첩 내몰린 독립운동가…58년 만에 무죄

독립운동가 송병채 씨, 시국 강연회 이유로 간첩 몰려
재심서 "증거 없다" 판단…사망 58년 만에 무죄

독립운동가 송병채 씨. 공훈전자사료관 캡처

'영세중립 통일론' 강연회를 열었다는 이유로, 간첩으로 내몰린 한 독립운동가가 58년 만에 누명을 벗었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1부(백상빈 부장판사)는 19일 특수범죄처벌에 관한 특별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고 송병채 씨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독립운동가이자 사회대중당 전북 이리시당 창당준비위원이었던 송 씨는 지난 1961년 4월쯤 열린 시국 강연회를 주선·참석한 혐의로 기소됐다.

송 씨는 특수범죄처벌에 관한 특별법 제 6조에 따라 당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송 씨는 지난 1968년 숨을 거뒀으나 그의 가족은 '고인이 억울하게 간첩으로 내몰렸다'면서 재심을 청구했다. 그가 사망한 지 약 58년 만에 무죄가 선고된 것이다.

재심 재판부는 "강연회의 주제였던 영세 중립화통일론은 미국·소련의 협조를 전제로 영세중립국 형태의 통일국가를 만들자는 것이다"며 "이러한 주장은 북한의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제창한 게 아니고 당시 북한이 주장했던 연방제 통일방안과도 동일하거나 유사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의 수사와 재판 기록은 검찰청과 국가기록원, 국방부 감찰단 등 어느 곳에도 남아있지 않아 구체적 유죄의 증거와 근거를 확인할 수 없다"며 "결국 이 사건의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송 씨는 지난 1926년 6월 순종의 승하를 계기로 서울에서 6·10 만세운동이 일어나자, 그해 7월 전주고등보통학교 학생들을 선도해 동맹휴학을 주도하는 등 일제에 항거한 인물이다. 정부는 2005년 송 씨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하고 그의 유해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