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까지 아우른 통일 서사…하응백 대하소설 '사국지' 완간

삼국 프레임 넘어 '국가 건설' 관점으로 재해석

휴먼앤북스 제공

소설가이자 문학평론가 하응백의 대하역사소설 '사국지'가 출간됐다. 고구려·백제·신라라는 기존의 '삼국' 구도를 넘어 가야를 포함한 '사국(四國)'의 쟁투와 융합 과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작가는 신라의 삼국통일을 단순한 영토 확장이나 외세 의존의 결과가 아닌, 이질적인 세력을 법과 제도로 통합해낸 '국가 건설(State-building)'의 과정으로 재해석한다. 감상적 민족주의 대신 제도와 시스템의 관점에서 5세기부터 7세기까지 한반도의 역사를 다시 읽어낸 점이 특징이다.

'사국지'는 저자가 1986년 군복무 시절 '삼국사기'를 필사하며 집필 의지를 다진 작품으로 4년에 걸친 본격 집필로 완성했다. 작가는 500여 권의 단행본과 1,000편이 넘는 논문을 파고들며 전국 유적지를 수십 차례 답사했다. "상상력은 종이를 붙일 풀칠 정도만 사용했다"는 그의 말처럼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한 서사가 강점이다. 전체 분량은 200자 원고지 7천 매에 달한다.

1·2권은 6세기 신라의 도약기를 다룬다. 이사부 장군을 중심으로 우산국 정벌, 가야 공략, 한강 유역 진출 등이 펼쳐지며 신라가 강국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3·4권에서는 김춘추(무열왕), 김유신, 문무왕이 등장해 백제와 고구려 멸망, 나당전쟁을 거쳐 자주적 통일을 완성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5권은 5세기 백제 한성 함락을 다룬 프리퀄로, 삼국 간 깊은 원한의 뿌리를 조명하며 전체 서사의 맥락을 보완한다.

하응백은 199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부문으로 등단해 문학평론가로 활동해왔다. 2019년 자전소설 '남중'을 통해 소설가로 전향했다. 이번 '사국지'는 그의 첫 본격 대하역사소설이다.

작가는 "혈통적 민족주의를 넘어 법과 제도의 국가 개념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라가 가야계를 포용하고 융합했기에 통일을 이룰 수 있었다는 역사적 사례를 통해, 오늘날 한국 사회에도 개방적이고 제도 중심의 국가 모델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하응백 지음 | 휴먼앤북스 | 전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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