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가축전염병이 확산되는 가운데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92곳은 가축방역 업무를 수행하는 수의직 공무원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AI의 경우 2023~2024년 동절기(10~2월) 31건, 2024~2025년 동절기 35건이 발생했으며 올해의 경우 44건(2월 18일 기준)이 발생한 가운데 확산 추세에 있다.
최근 3년간 AI로 인해 닭과 오리 살처분 두 수는 2023~2024년 366만 마리, 2024~2025년 671만 마리이며 2025~2026년 동절기에는 762만 마리에 이른다.
연중 발생하는 ASF와 달리 AI는 시베리아에서 유입된 아생 조류를 통해 10~2월 동절기에 발생하는 특성을 감안해 두 해에 걸친 수치를 분석하고 있다.
ASF의 경우 올해 두 달간 총 15건(2월 18일 기준)이 발생하며 예년에 비해 확산세가 뚜렷한 상황이다. ASF는 △2021년 5건 △2022년 7건 △2023년 10건 △2024년 11건 △2025년 6건 발생했다.
최근 5년간 ASF로 인한 사육돼지 및 멧돼지 살처분 두수는 △2021년 9472마리 △2022년 3만 4788마리 △2023년 10만 4522마리 △2024년 4만 9731마리 △2025년 3만 4417마리이며 올해는 11만 4066마리(2월 18일 기준)에 달했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 가축전염병에 대응할 가축방역 인력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전국 지자체에서 가축방역 업무를 담당하는 수의직 공무원의 현원은 총 778명으로, 총정원인 1161명보다 383명이나 부족한 상황이다.
전국 지자체별 수의직 공무원 결원 현황을 보면 전남이 정원 185명 중 결원이 95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남 57명 △충남 40명 △경기·전북 36명 △강원 31명 △경북 30명 △충북 22명 등 결원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초자치단체별로 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전국 228개 기초단체 중 수의직 공무원이 단 한 명도 없는 지자체가 92곳에 이른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민간 동물병원과의 보수 차이로 인해 수의직 공무원 인력 유지와 충원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희용 의원은 "최근 가축전염병이 확산되는 와중에 설 연휴 이후 확산세가 커질 것으로 우려돼 당국은 총력 대응해야 한다"며 "정부는 가축방역 인력을 충원하는 것은 물론 채용 직급과 수당을 상향하는 것과 같은 실질적인 처우 개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