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여자 국가대표 김길리(21·성남시청)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의 첫 멀티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여자 대표팀의 막내인 그는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 결승선 두 바퀴를 남기고 직선 주로에서 인코스를 파고들어 선두 달리던 이탈리아의 베테랑 선수 아리안나 폰타나를 제치고 선두로 치고 나갔다.
김길리는 이후 인코스를 침착하게 지켜내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 1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여자 1000m 결승에서 동메달을 따낸 데 이은 쾌거의 순간이었다.
그에게는 특히 마침내 응어리를 풀어낸 경기였다. 김길리는 지난 2025년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AG)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한국 대표팀의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 당시 1위를 달리다가 결승선을 앞두고 중국 궁리와 충돌해 넘어졌다. 그 여파로 대표팀은 최종 4위에 그치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한 바 있다.
이번 대회 첫 메달 레이스였던 혼성 2000m 계주에서도 시련은 이어졌다. 지난 10일 준결승에서 앞서 달리던 미국의 커린 스토더드가 넘어지며 김길리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한국 대표팀은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메달 획득도 무산됐다.
이런 사연들 때문일까. 김길리는 이날 경기 후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경기 후 "(마지막 코너에서) 거의 네 발로 타는 것처럼 양손을 다 짚으면서 안 넘어지려고 버텼다"며 "결승선을 통과했을 때 너무 기뻐서 언니들에게 달려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음의 짐을 털어낸 김길리는 21일 열리는 여자 1500m에서 이번 대회 세 번째 메달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