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저명한 흑인 인권운동가이자 두 번의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던 제시 잭슨 목사가 17일(현지시간) 8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잭슨은 2017년 파킨슨 병 진단을 받고 10년 가까이 투병해 왔다.
유족들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 아버지는 가족뿐만 아니라 억압받는 사람들, 목소리 없는 사람들, 그리고 전 세계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헌신한 봉사자였다"고 말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출신인 잭슨은 어린 시절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온갖 차별을 겪었고, 이에 힘없는 자들 편에 서서 사회의 온갖 장벽을 허물기로 마음 먹었다.
잭슨은 1960년대 미국에서 흑인 인권운동가로 명성을 떨치던 마틴 루서 킹(1929~1968) 목사의 열렬한 추종자였으며, 1968년 4월 멤피스에서 킹 목사가 암살당했을 때 현장에 있었다.
킹 목사 암살 후 잭슨은 시카고를 근거지로 민권 운동 단체를 설립했고, 이 단체는 훗날 '전미 레인보우 푸쉬 연합(Rainbow-PUSH Coalition)'으로 커졌다.
잭슨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되겠다는 정치적 야망을 품고 1984년과 1988년 두 번의 대선 경선에 출마했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잭슨을 아프리카 민주주의 증진 특사로 임명하는 한편 그에게 미국 최고 시민 훈장인 대통령 자유 훈장을 수여했다.
잭슨은 트럼프 1기 시절인 지난 2020년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 시위를 촉발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때는 경찰의 가혹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전직 미국 대통령들도 일제히 그의 죽음을 추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에 "나는 대통령이 되기 훨씬 전부터 그를 잘 알았다"며 "그는 매우 사교적이었으며, 진정으로 사람들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민주당원들이 나를 거짓으로 일관되게 인종차별주의자라고 했지만, 나는 항상 잭슨을 돕는 게 기뻤다"며 "월스트리트 40번지의 트럼프 빌딩에 수년간 그와 그의 레인보우 연합을 위한 사무 공간을 제공했다"고도 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수십년에 걸친 우리의 우정과 협력 속에서 나는 잭슨 목사를 역사가 기억하는 대로 알고 있다"며 "신의 사람이자 국민의 사람, 단호하고 끈질긴, 우리나라의 영혼을 구원하기 위한 일을 두려워하지 않는 분이었다"고 밝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잭슨은 2차례에 걸쳐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내가 이 나라 최고위 직책에 도전하는 캠페인의 토대를 깔았다"며 "60년 이상 그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 운동을 이끌었다"고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