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겨 스케이팅의 역사는 곧 김연아의 역사였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올림픽 데뷔전을 금메달로 장식했고,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러시아를 향한 편파 판정 속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한국 피겨 스케이팅과 올림픽 메달은 거리가 있었다.
김연아를 보고 피겨 스케이팅을 시작한 '김연아 키즈'가 올림픽, 그리고 메달을 노크한다.
신지아(세화여고)와 이해진(고려대)이 1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한다. 쇼트 프로그램 상위 24명 안에 들면 20일 프리 스케이팅 연기까지 펼친다.
신지아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년 연속 준우승을 차지했다. 주니어 데뷔 시즌부터 총점 200점을 돌파하는 등 한국 피겨 스케이팅 최고 유망주였다.
다만 시니어 무대로 전환한 뒤 주춤했다. 약 7㎝가 크면서 체형 변화로 인해 2025-2026시즌 초반 성장통을 겪었다. 하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조금씩 경기력을 회복했다. 특히 팀 이벤트에 여자 싱글 대표로 출전해 쇼트 프로그램 4위(68.80점)를 기록하기도 했다.
신지아는 "단체전에서 느꼈던 감을 잊지 않고 개인전까지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면서 "정말 연습을 열심히 했다. 그런 부분까지 모두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신지아보다 조금 늦었지만, 이해인 역시 첫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이해인 역시 한국 피겨 스케이팅을 대표하는 유망주였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선발전에서 탈락했지만, 202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땄다. 김연아 이후 10년 만의 세계선수권 메달이었다. 2024년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법적 다툼 끝 징계는 무효 처리됐다. 이후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리며 올림픽 출전권을 얻었다.
이해인은 "쇼트 프로그램을 앞두고 중압감을 느낄 수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꿈을 이루려고 온 만큼 최대한 순간을 즐기려고 노력하면 중압감도 덜 할 것"이라면서 "매일 드레스를 확인하면서 볼 때마다 '이제 곧 입을 거야! 이제 곧 입을 거야'라고 되뇌며 쇼트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신지아는 14번째, 이해인이 15번째 차례로 빙판에 선다. 신지아는 쇼팽의 녹턴, 이해인은 크리스토퍼 틴의 세이렌에 맞춰 연기를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