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생일에 '추모'보다 '보훈성과' 제시로 김정은 독자권위 구축(종합)

김정은, 파병부대 유족들 거주단지 준공식 참석 연설
이틀 전에는 파병부대 기념관 건설 현장 방문
당대회 앞두고 국가 보훈 강조하며 체제 충성 강조
아버지 김정일 추모 기사는 노동신문 5면으로 밀려

연합뉴스

북한은 김정일이 태어난 16일을 맞아 추모행사 보다는 러시아 파병부대 유족들의 거주단지인 '새별거리' 준공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9차 당 대회를 앞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의 성과를 강조했다.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새별거리 준공식이 2월 15일 성대히 진행"됐다며 김 위원장이 참석해 연설을 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오늘의 이 순간은 조선의 힘을 체현하고 조선인민의 위대함을 상징하며 신성한 존엄과 명예를 수호한 가장 영웅적인 시대를 평양의 력사에 기록하는 감격적인 시각"이라며 "새별거리는 우리 세대의 영예이며 또한 평양의 자랑, 우리 국가의 자랑"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희생된 영웅들의) 사랑하는 식솔들이 국가적인 우대와 전사회적인 관심 속에 긍지스럽고 보람있는 생활을 누리도록 각방의 조치"를 취하겠다며 "그것이 떠나간 그들에 대한 보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참전 열사 유가족들에 대한 우대 및 특혜조치를 중요한 정책적 문제로 틀어쥐고 철저히 집행해나가며 항상 유가족들의 생활에 깊은 관심을 돌려 사소한 불편"도 없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유가족들에게 노동당 중앙위원회 명의로 살림집 이용 허가증을 전달하며 90도 가까이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고 유가족들의 집을 직접 방문해 위로하기도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에는 파병부대 '전투위훈기념관 건설사업' 현장을 방문해 공사실태를 점검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이달 하순 9차 당 대회를 앞두고 파병 희생자들과 유족들에 대한 대대적인 보훈사업을 통해 '국가'를 강조하며 인민들에게 체제 단결과 충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북한에서 김일성 수령을 '조선의 별'이나 '조선의 새별'이라고 호칭했던 전례가 있는 만큼 '새별거리'라는 호칭도 러시아 파병부대의 영웅성을 크게 부각시키는 맥락으로 보인다. 
 
김정은의 성과로 제시되는 보훈사업이 이처럼 강조되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추모하는 사설과 기사는 노동신문의 5면과 6면으로 밀렸다.
 
김정일을 뜻하는 '광명성'이나 그의 생일 호칭인 '광명성절'이라는 용어도 지난 2024년부터 사용 빈도가 급격히 축소돼 이날도 백두산 답사 행군과 조선소년단 전국연합단체대회 등의 기사에 제한적으로 사용됐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9차 당대회를 앞두고 이미 오래 전부터 김일성과 김정일 등 선대수령과 차별화된 "김정은의 독자적 권위를 강조하는 빈도가 급증하고 있다"며 "9차 당 대회를 기점으로 북한 역사를 김일성시대, 김정일시대와 구별하는 '김정은 시대'로 명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