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이 탄생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기록됐으나, 독점 중계권을 가진 JTBC의 '선택적 중계'로 인해 시청권 침해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고교생 보더' 최가온(세화여고)은 지난 1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대회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기록하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1, 2차 시기에서 넘어지는 부상 위기를 딛고 3차 시기에서 펼친 극적인 역전극은 한 편의 감동적인 드라마였다. 특히 이 종목 최강자인 클로이 김(미국)의 올림픽 3연패를 저지하며 한국 스포츠 역사에 새 이정표를 세웠을 뿐 아니라, 클로이 김이 보유했던 최연소 금메달 기록까지 경신한 사건이었다.
하지만 정작 안방극장에는 이 영광의 순간이 생중계되지 않았다. 단독 중계사인 JTBC가 같은 시간대 열린 쇼트트랙 경기로 화면을 전환했기 때문이다.
최가온이 부상을 딛고 금메달을 확정 짓는 3차 시기의 긴박한 장면은 자막 한 줄로 처리되는 데 그쳤다. 지상파 방송이 없는 상황에서 시청자들은 유료 가입 위주인 JTBC스포츠 채널을 통해서만 이 장면을 볼 수 있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JTBC는 "쇼트트랙은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강세 종목이라 시청자 선택권을 고려해 유지했으며, 스노보드는 스포츠 채널에서 중계를 이어갔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상파 3사 중계 체제와 달리 단독 중계 상황에서는 메인 채널이 특정 경기를 외면할 경우 보편적 시청권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외신을 통해서도 보도되며 '단독 중계권이 낳은 비극'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일본 데일리스포츠는 "한국 스키 사상 첫 금메달이 나왔지만 독점 중계권자의 판단 착오로 시청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라고 꼬집었다.
문제는 이러한 '중계 패싱'이 향후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JTBC는 2032년까지 동·하계 올림픽과 2026·2030년 월드컵 중계권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앞서 지상파 3사와 중계권 재판매 협상을 진행했으나, 여러 대회를 패키지로 묶어 고액을 요구하는 방식 탓에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파는 공공재이며 올림픽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전 국민이 향유해야 할 권리다. 중계권 수익 극대화에 치중한 독점 체제 아래에서 시청자들이 비인기 종목의 반전 드라마나 역사적 순간을 놓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