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만든 괴물, 상처가 키운 괴물…현빈의 '백기태'·김유정의 '백아진'[왓더OTT]

[시리즈 vs 시리즈]
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 vs 티빙 '친애하는 X'
권력 향해 질주…"백기태는 시대가 만든 괴물"
더 높이 향하려는 욕망…백아진의 '잔혹동화'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 '친애하는 X'.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티빙 제공

그리스 신화 속 이카루스는 밀랍으로 만든 날개를 달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자유에 도취된 그는 태양 가까이 날아오르다 열기에 밀랍이 녹아 바다로 추락했다.

너무 높지도, 너무 낮지도 말라는 아버지의 경고를 무시한 대가였다. '더 높이' 향하려는 과욕이 부른 최후다.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와 티빙 시리즈 '친애하는 X'도 인간의 욕망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다. 권력과 출세, 생존과 성공을 향한 욕망 앞에서 뒤틀린 인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 속 두 작품이 그려내는 욕망의 풍경을 조명한다.

권력 향해 질주…"백기태, 시대가 만든 괴물"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어릴 적 재일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멸시받으며 두 동생 백소영(차희), 백기현(우도환)을 책임져야 했던 중앙정보부 부산지부 정보과 과장 백기태(현빈). 그는 출세를 위해 만재파의 마약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

만재파의 마약 거래 정황을 쫓던 부산지검 검사 장건영(정우성)과 수사관 오예진(서은수)은 백기태의 존재를 포착하고, 만재파 부두목 강대일(강길우)을 이용해 거래 현장을 급습한다.

하지만 이들의 수사를 도청하고 있던 백기태는 한발 앞서 움직이며 장건영 일행을 혼란에 빠뜨린다. 이후 그는 강대일과 손잡고 일본 야쿠자 이케다 유지(원지안)와 본격적인 마약 거래에 나선다.

백기태는 중앙정보부 부산지부 국장 황국평(박용우)과 대통령 경호실장 천석중(정성일)을 통해 '살아있는 권력'을 목격한다. 그러면서 천석중에게 은밀한 제안을 건넨다.

"저는 못 믿으시더라도 제 돈을 믿게 해드리겠습니다."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메이드 인 코리아'는 1970년대 시대상을 재현하기 위해 '요도호 납치사건', '동두천 부부살해사건', '정인숙 피살사건' 등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삼았다.

연출을 맡은 우민호 감독은 "백기태라는 괴물은 한국에서 만들어진 '메이드 인 코리아'"라며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시대가 만들어냈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태극기 중앙의 붉은색과 파란색에 착안해 색 대비를 활용했다"며 "붉은색은 1970년대 인물들의 욕망을 드러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작품 속 살인 현장과 마약 거래 장면, 법정 내부 커튼, 군부대 총격 장면, 연회장 등 주요 공간에는 붉은 톤이 의도적으로 배치됐다. 중앙정보부 국장 사무실에서 비스듬히 드리워진 그림자 또한 인물의 왜곡된 심리를 강조했다.

다만, 호불호가 갈린 장건영의 과장된 모습은 과거의 트라우마를 지닌 '돈키호테'적 인물을 형상화한 설정으로, 시즌2에서는 한층 변화된 모습이 담길 전망이다.

디즈니+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 우민호 감독 연출. 총 6부작.

한줄평: 만들어진 욕망의 괴물.

더 높이 향하려는 욕망…백아진의 '잔혹동화'

시리즈 '친애하는 X'. 티빙 제공

어릴 적부터 상습적인 학대를 받으며 성장한 백아진(김유정). 비 내리던 밤 친부 백선규(배수빈)는 술에 취한 친모 임선예(이서안)를 계단에서 밀어 숨지게 한다. 백아진은 어머니의 죽음을 지켜보면서도 손을 내밀지 않는다.

도박에 빠진 백선규는 재력가 황지선(김유미)과 새 가정을 차리며 백아진을 데리고 가지만, 그는 딸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려 한다. 이를 눈치챈 백아진은 살아남기 위해 황지선의 아들 윤준서(김영대)의 출생 비밀을 빌미로 협박에 나선다.

전교 1등을 차지하며 심성희(김이경)와의 악연이 본격화 되고, 윤준서와 김재오(김도훈)가 백아진의 곁을 지킨다. 그러나 다시 등장한 백선규로 인해 백아진은 결국 원하던 법대 진학에 실패한다.

그는 아버지의 족쇄에서 벗어나기 위해 프로야구 선수 출신 카페 사장 최정호(김지훈)를 이용한 계획을 세운다.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몰리게 되지만, 롱스타 엔터테인먼트 대표 서미리(김지영)의 등장으로 사건은 반전을 맞는다.

배우의 길을 걷게 된 백아진은 레나(이열음), 허인강(황인엽), 문도혁(홍종현)과 얽히며 톱배우를 향한 욕망을 드러낸다. 백아진은 묻는다.

"왜 나만 항상 바닥에 추락할까 벌벌 떨어야 되냐고"

시리즈 '친애하는 X'. 티빙 제공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친애하는 X'는 작품 곳곳에 'X' 형상의 선과 그림자를 배치해 백아진의 욕망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계단과 언덕을 오르는 장면도 더 높은 곳을 향해 오르려는 백아진의 욕망을 상징한다.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인 김유정은 반사회적 인격장애, 이른바 '소시오패스' 성향을 지닌 백아진을 표현하기 위해 심리학 교수와의 자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후반부로 갈수록 레나와 윤준서의 관계가 다소 모호하게 처리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연출을 맡은 이응복 감독은 "웹툰을 처음 봤을 때 천사와 악마가 떠올랐다"며 "원작보다 백아진을 육체적으로 더 고통스럽게, 심리적으로 더 흔들리게 했다. 작품을 잔혹동화라고 생각하고 회차별로 분위기를 달리 구성했다"고 전했다.

티빙 시리즈 '친애하는 X', 이응복·박소현 감독 공동연출, 총 12부작.

한줄평: 오를수록 길어진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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