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의 신'도 이겨내지 못한 올림픽 중압감…고개 떨군 말리닌

일리야 말리닌. 연합뉴스

일리야 말리닌(미국)의 프리 스케이팅은 말리닌의 목소리로 시작된다.

"진정한 지혜는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아는 데 있다"라는 내용. 말리닌의 목소리가 울려퍼지면 연기가 시작된다. 하지만 프리 스케이팅이 끝난 뒤 야후스포츠는 "말리닌의 대사는 전투의 함성처럼 들린다. 그러나 금요일 밤에는 마지 전 세계 앞에서 스스로를 다잡으려는 처연한 외침처럼 들렸다"고 표현했다.

'쿼드의 신'도 올림픽이라는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7개의 쿼드러플 점프 가운데 4번을 실수했다. 프리 스케이팅 점수는 156.33점 15위. 쇼트 프로그램을 1위로 마치고도 최종 8위까지 추락했다.

말리닌은 1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 8위에 그친 뒤 "솔직히 시작 자세에 들어가기 전 그동안의 경험과 기억, 생각들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정말 압도당하는 느낌이었다. 그 순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말리닌은 실수를 연발했다. 쿼드러플 악셀은 싱글 악셀, 쿼드러플 루프는 더플 루프, 쿼드러플 살코는 더블 살코로 처리했다. 빙판에 넘어지기까지 했다.

충격이었다. 올림픽 전 두 번의 세계선수권 우승, 네 번의 전미선수권 우승, 그리고 2023년 11월 이후로는 한 차례도 진 적이 없었던 말리닌이었다. 빙질 문제도 있었지만, 모두가 같은 조건이었다. 그저 올림픽이라는 중압감에 눌렸다.

말리닌은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망쳤다'였다. 이런 일이 일어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시즌 내내 준비했고, 프로그램에 자신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 정말 할 말이 없다"면서 "해왔던 대로 과정을 믿고 나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올림픽은 다른 대회와 같지 않다. 그 안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압박과 긴장이 있다. 나는 그 압박에 압도됐고, 통제할 수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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