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의 한 주민센터에서 제설 업무를 담당한 30대 여성 공무원이 36시간 연속 비상 근무 후 쓰러져 의식불명에 빠진 가운데 공무원노동조합이 서울시의 재난 비상대기 근무의 전면 개선을 촉구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는 13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고는 눈도 오지 않는 날 밤샘 비상근무를 실시하고,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이어진 근무 이후에도 정상 근무를 수행해야 했던 과도한 업무 구조가 낳은 결과"라며 "서울시의 제설 비상대기 운영 방식은 이미 도를 넘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CBS노컷뉴스는 강서구 등촌2동 주민센터에서 제설을 담당하는 공무원 A씨(31)가 36시간을 내리 근무하고 지난 11일 밤 쓰러진 이후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A씨는 서울시 제설 비상근무 '보강' 단계가 발령된 지난 10일 오전 6시부터 다음 날인 11일 오전 9시까지 총 27시간 동안 비상 대기 근무에 투입됐다. 이후에도 A씨는 11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퇴근했다가 쓰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는 "서울시는 2월 10일 눈이 아닌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도 새벽부터 다음 날까지 비상근무를 유지했고, 제설 담당자는 충분한 휴식 없이 업무를 이어가야 했다"며 "본연의 행정 업무를 수행해야 할 자치구 공무원들에게 기상특보도 없는 상황에서 고강도 비상근무를 반복 발령하고, 수천 명을 일괄 대기시키는 방식은 더 이상 재난 대응이라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서울시는 지난해 폭설 대응 실패 이후 과도한 비상대기 발령과 장시간 대기근무 명령을 반복해 왔다. 보여주기식 대응과 면피성 행정으로 인해, 실제 눈이 오지 않는 상황에서도 구청 공무원들은 무조건 대기해야 하는 현실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서울시를 향해 "비상근무 담당자의 과로를 방지하기 위해 근무 상한 기준과 교대제 등 실질적인 대책 즉각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제설 비상근무 동원 최소화하고 단계별 발령 기준을 명확히 설정하여 전면 개편 △변화하는 기상 상황 반영하여 자치구의 자율성과 유연성 보장 △업무시간 외 비상근무에 대한 합리적이고 정당한 보상체계 마련 △이번 사태에 대한 명확한 책임 규명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