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견 크롱이도 안심!…설 연휴 반려동물 '이곳'에 맡기세요

"명절 장시간 이동·혼자 남겨져 힘들었던 크롱이…이젠 안심"
강남구, 최대 5일 무료로 '반려견 돌봄 쉼터' 서비스 지원
2021~2024년 명절 연휴 유실·유기 동물 총 4560마리
"평소 반려동물 고민거리 삼던 사람들, 명절 기회 삼아 유기"
서대문구 '내품애(愛)센터', 성동구 '우리동네 펫위탁소' 등 운영

본격적인 연휴가 시작되기 하루 전인 13일 오전, 조은아씨가 반려견 크롱이(10)를 '반려견 돌봄 쉼터'에 맡기기 전 안아주고 있다. 김지은 기자

"명절에 3시간 정도 차를 타고 내려가야 해서 '크롱이'가 힘들어했는데 이젠 안심하고 내려갈 수 있어요". 지난 13일 오전 10시 검은색 털을 가진 10살짜리 강아지를 품에 안고 '강남구 반려견 돌봄 쉼터'를 찾은 조은아(34)씨는 이렇게 말했다.

조씨는 명절에 서울 강남구에서 고향인 전라북도 군산으로 가는데, 매번 크롱이가 걱정이었다. 그는 "크롱이가 장시간 차를 타야 하고 설 명절에는 아무래도 가족끼리 이것저것 하다 보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서 미안했다"고 했다.

그랬던 조씨는 이번 설에는 안심하고 고향에 내려가게 됐다. 크롱이를 '돌봄 쉼터'에 맡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자치구 중 반려동물 수가 가장 많은 강남구는 13일부터 22일 사이 최대 5일간 무료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동물위탁 전문업체 6곳에서 운영돼 구민이 생활권 가까운 곳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조씨는 지난해 추석 처음으로 반려견 돌봄 쉼터 도킹어바웃을 찾았다. 그는 "추석에 처음 크롱이를 맡겼을 때는 사실 반려견 호텔 관련해 안 좋은 이야기가 많아서 사실 조금 울었다. 우리 강아지가 노령견인데 혹시 안 좋은 일을 당하는 것 아닌가 걱정했다"며 "그런데 추석이 끝나고 다시 크롱이를 데리러 왔는데 나한테 오지 않고 훈련사에게 가더라"라며 웃었다.

강남구 '반려견 돌봄 쉼터' 6곳 중 하나인 '도킹어바웃'에서 반려견들이 모여 놀고 있다. 김지은 기자

크롱이는 이날부터 5일간 강남구 반려견 돌봄 쉼터 6곳 중 하나인 '도킹어바웃'에서 지낸다. 도킹어바웃 고지안 대표는 "노령견이나 병이 있는 친구들은 약을 몇 시에 줘야 되는지 영양제를 몇 시에 먹어야 하는지 기본적인 것들부터 관리한다"며 "환경은 많이 바뀌지만 반려견들이 집에서 생활하던 루틴과 비슷하게 지내도록 노력한다.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편안하게 있다가 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절이 기회?' 버려지는 반려동물…"생명 책임감 약한 것"

올해 설 연휴는 주말 포함 5일로 긴 편이다. 이 기간 해외로 여행을 가거나 멀리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 반려동물 돌봄에도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려동물이 방치되거나 버려질 위험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명절 연휴 기간 많은 동물들이 버려진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2024년 명절 연휴 기간 유실·유기 동물 수는 총 4560마리에 달한다.

2021년 추석 연휴(9월 18~22일) 동안 792마리, 2022년 설 연휴(1월 29일~2월 2일)에는 460마리, 그해 추석 연휴(9월 9~12일)에는 560마리, 2023년 추석(9월 28일~10월 3일)에는 1000마리가 유실·유기됐다. 2024년 설과 추석 연휴에도 각각 414마리, 612마리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명절 연휴 기간 유실·유기동물 발생 추이는 2021년 이후 일평균 기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명절에 동물 유기가 더 심각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명절마다 적게는 400마리, 많게는 1천 마리의 동물이 버려지고 있다.

부천대 반려동물과 김현주 교수는 "평소 반려동물 관련해 대소변, 비용 문제 등 문제가 있던 사람들이 명절을 기회 삼아 유기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며 "명절에는 동물병원, 반려동물 호텔이 비싸진다. 원래 문제가 있던 차에 이 비용이 비싸게 느껴져 유기하는 경우가 있다. 또 고향이나 낯선 곳에 가서 잃어버렸다는 식으로 유기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는 "명절 때 여행이나 어딘가를 가기 위해 어쩌면 고민거리로 안고 있던 반려동물을 버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조금만 알아보면 호텔이나 펫시터 등 돌봄 서비스를 구할 수 있다. 그런 것을 찾아보는 노력이 중요한데 그런 태도를 포기하는 건 생명에 대한 책임 인식이 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려동물 돌봄 지원하는 구청들…"서비스 확대해 지역사회 정서에 기여"

강남구 반려견 돌봄 쉼터 '도킹어바웃'에서 반려견들이 뛰어 노는 모습. 김지은 기자

명절 기간에도 반려동물이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지자체가 돌봄 체계 마련에 나서고 있다. 강남구는 돌봄 공백이 큰 가구를 우선으로 선정해 서비스를 지원한다. 1순위는 유기견 입양 가정, 2순위는 취약계층(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 및 장애인, 3순위는 일반 구민이다.

서대문구도 14~18일 서대문 내품애(愛)센터에서 반려견 돌봄 쉼터를 운영한다. 성동구는 '우리동네 펫위탁소'를 통해 명절 연휴, 입원, 이사 등으로 반려동물을 일시적으로 돌보기 어려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1마리당 최대 10일의 위탁 돌봄을 제공한다. 노원구도 '반려견 돌봄 쉼터'를 16~18일까지 3일간 운영한다. 쉼터에 머무는 동안 반려견들은 개별 호텔형 공간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성별과 체급에 따라 분리된 놀이터에서 다양한 장난감을 활용한 놀이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러한 지자체의 돌봄 지원처럼 정부 차원에서 더 많은 반려동물 돌봄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 대표는 "단기간이나 명절에 어디 가는 일이 생기면 지자체에서 반려동물 키우는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돌봄 서비스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반려동물을 통해서 사람도 정서적인 효과를 얻는다. 그러면 지역 내 주민들이 반려동물과 잘 지내도록 해 정서적 풍요로움에 기여하면 지역사회의 정서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명절에 반려동물들이 지낼 수 있는 공간을 지원하는 등 평소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지 않게 공공 인프라를 늘리는 것도 방법"이라며 "반려동물을 버리고 가는 것은 범죄라는 인식을 더 많이 홍보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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