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종호> 다음 이야기 알아볼까요?
◇ 최서윤> 트럼프 반 재생에너지 행보, 중간선거가 위태롭다.
◆ 홍종호> 미국이 올해 11월 중간선거죠. 보통 현역 대통령의 무덤이라고 일컬어지는 선거입니다. 더더구나 트럼프가 워낙 논쟁적인 정책을 많이 가져왔기 때문에 벌써 빨간 불이 들어왔다는 소식이에요.
◇ 최서윤> 이번 11월 중간선거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성적표이자 고비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데요. 중간선거 관련 기초 내용부터 간단히 정리해 드릴게요. 미국은 대통령 임기 4년 중 2년 차, 딱 중간에 선거를 통해서 민심을 확인받고 있어요. 중간선거라고 불리는 데 지난 2024년 미국 대선과 함께 치러졌던 의회 양원, 주지사 선거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치러지는 대규모 선거이자 대규모 정치 이벤트입니다. 현지 시각으로 올해 11월 3일 치러지고요. 하원 전체 의석 435석, 상원은 전체 100석 가운데 3분의 1인 35석이 걸려 있습니다. 주지사도 36개 주에서 교체한다고 해요.
◇ 최서윤> 현재는 미국 의회가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우위에 있지 않습니까? 이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뺏기게 되면 레임덕이 올 수도 있잖아요. 최근 여론이 심상치 않다는 분석이 나와요. 지난달 CNN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올바른 우선순위를 가지고 있다, 잘한다고 대답한 미국인이 36%에 불과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임기 초반에는 이 수치가 45% 정도 나왔다고 해요. 크게 낮아진 거예요.
◆ 홍종호> 본인은 사업가라 경제 대통령을 자임했는데 무리한 관세 정책이라든지 여러 가지로 인해서 지난 1년 동안 돌이켜 보면 경제 성적표가 결코 좋다고 말하기는 힘든 거죠.
◇ 최서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밖에 있을 때 꾸준히 전임 바이든 대통령을 인플레이션 문제로 비판해 왔어요. 작년 3월 국정 연설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인플레이션의 악몽을 물려받았다고 말할 정도였어요. 물가 안정과 경제 회복을 강조했고, 미국의 산업을 다시 되살리고 해외 공장이랑 일자리를 미국에 다시 들여오겠다면서 관세를 올렸죠. 그런데 정작 물가가 안 잡혔습니다. 미국 물가 상승, 즉 장바구니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 CPI, 소비자 물가 지수를 보면 작년 한 해 동안 전년 대비 2.7% 상승했어요.
◆ 홍종호> 2.7%의 인플레이션에 대해서 여러 평가가 있긴 해요. 워낙 트럼프 대통령이 나는 물가 제대로 잡는다고 했고 심지어 연준, 한국으로 치면 중앙은행이죠.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에 계속 금리 낮춰라, 물가는 신경 안 써도 된다고 얘기했는데 실제로는 연준의 목표인 2%를 초과한 성적표가 나와서 어떤 쪽에서는 생각보다 많이 안 올랐다고 보기도 해요. 그런데 관세 정책의 후과가 2026년 상반기에 또 나타나지 않겠는가,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고요. 전체적으로는 CPI가 2.7%지만 특히 체감 물가,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걸 보면 식료품 2.88%, 전기료 4.68%, 도시가스비 11.3%, 생활에 밀접한 항목들은 물가 상승률이 더 높게 나타난 거죠.
◆ 홍종호> 미국 소비자들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한테 주고자 하는 선물이 이런 거였나 하는 생각을 가질 수가 있게 되겠죠. 또 주거비가 전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가장 큰데 이유가 가정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크잖아요.
◇ 최서윤> 맞습니다. 그리고 고용이 부진하면서 실업률도 올랐더라고요. 트럼프 대통령이 민심이 흔들린다고 해서 중도 확장 정책을 취하는 인물은 또 아니잖아요. 오히려 내 편을 더 강하게 지지층을 똘똘 뭉치게 했던 인물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지지층도 트럼프 대통령한테 환멸을 느끼고 행정부 정책에 불만을 표하는 일이 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작년 6월에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시설을 타격했을 때 지지층 사이에서 미국 국내에만 집중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하고요. 또 이민세관단속국 ICE의 강압 단속이 있고 나서는 히스패닉 지지층 중심으로 불만이 터져 나왔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 공개된 앱스타인 문건을 법무부가 공개한 이유도 계속 트럼프가 연루된 거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기 때문인데요. 지금 이 문제 놓고도 핵심 지지층이 분열할 위기를 보입니다.
◆ 홍종호> MAGA 분열을 막기 위해 문건을 공개할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 있죠.
◇ 최서윤> 이외에도 또 여러 가지 나오는데 최근에 비트코인이 폭락하니까 가상화폐 대통령인 트럼프를 믿었던 지지층 사이에서도 균열이 일고 있어요. 집권당이 하나하나 민심을 잃어갈 때 커진 불만의 눈덩이가 결국 선거 결과로 드러나잖아요. 실제로 작년 11월에 뉴욕 시장, 버지니아, 뉴저지 주지사 선거가 치러졌는데 민주당이 전승했습니다.
◆ 홍종호> 전통적으로 보면 뉴욕이나 뉴저지는 민주당이 오랫동안 우세한 지역이죠. 버지니아도 스윙 스테이트라고는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는 해리스 후보가 승리했던 주이기도 하죠. 문제는 공화당의 안방인 텍사스의 선거 결과입니다.
◇ 최서윤> 맞습니다. 지난달 31일 텍사스주 상원 제9선거구 보궐 선거가 치러졌는데 민주당 테일러 레메트 후보가 공화당의 리 웜스겐스 후보를 14%p 차이로 꺾었다고 해요. 높은 득표율로 당선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텍사스 하면 공화당의 텃밭, 대표적인 레드 스테이트입니다. 재작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17%p 격차로 압승했던 곳입니다. 이런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한 게 1992년 이후 3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 홍종호> 아마 트럼프가 대통령 취임 이래 가장 속이 쓰렸을 거예요. 트럼프의 스타일은 절대 패배를 인정하거나 하는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하지만 속은 굉장히 쓰렸을 것이다. 저는 아마 가장 큰 내상을 입었을 선거 결과라고 평가하고요.
◇ 최서윤> 보궐선거라서 임기가 그렇게 오래 남지 않았잖아요. 올해 11월에 다시 선거가 치러질 텐데 그때 이 텍사스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여기에 더해서 트럼프랑 공화당 의원들을 웃을 수 없게 하는 이야기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해요. 트럼프 대통령 대표적인 정책이 화석연료로의 복귀와 재생에너지 중단이잖아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이 이거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보도가 나오더라고요. 최근 미국 제조업체 퍼스트솔라가 공화당원, 공화당 성향의 무소속 유권자와 트럼프 지지자를 혼합한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했는데요. 응답자의 51%는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선호한다고 답했고요. 반대한다는 응답은 30%에 불과했습니다. 트럼프가 태양광 산업에서 구체적으로 중국산 패널을 자꾸 문제 삼잖아요. 만약 태양광 패널에 미국산 자재를 사용해서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고 중국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한다면 찬성률은 70%까지 치솟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 홍종호> 태양광 자체를 공화당 유권자라고 해서 싫어하지 않는 거예요. 중국에서 오는 거는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미국 산업을 잠식해 들어올 수 있으니까라고 생각은 하지만 전력 공급의 방식을 태양광으로 하는 것 자체는 뭐가 문제냐고 생각한다는 거죠.
◇ 최서윤> 아까 물가 이야기도 했잖아요. 특히 전기료는 4.6% 상승했다는데 공화당 지지층이라고 해서 전기료 부담이 안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응답자 중 68%가 전기 요금을 낮추기 위해서는 태양광 발전 등 모든 형태의 전력 생산 시설을 건설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 홍종호> 대한민국 유권자들께서도 분명히 직시해야 할 아주 중요한 팩트가 아닌가 싶어요. 결국 전기 요금에 있어서 발전 단가가 낮은 쪽은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라는 것이죠. 빨리 한국도 이 글로벌 흐름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정책이나 시장 환경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 최서윤> 전력시장 개편할 때 전기 요금을 많이 공공에서 부채를 떠안고 받쳐주는 게 있어서 그렇지 미국처럼 우리도 전기료가 4.6%씩 오르면 태양광 내 지붕에도 올리고 싶어질 거예요.
◆ 홍종호> 왜냐하면 태양광이나 풍력은 일단 연료 비용이 제로잖아요. 결정적인 장점이 있는 거죠.
◇ 최서윤> 태양광뿐만 아니라 풍력에 있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의 민심을 잃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 트럼프 행정부가 풍력 프로젝트 중단 조치를 해왔는데 여기에 현장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걸려 있다는 게 문제였어요. 건설 중단 명령이 내려졌던 로드아일랜드주의 미국 노동총연맹 회장 페트리 크롤리가 우리 조합원 중 상당수가 지난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한테 투표했는데 이제 완전히 등을 돌렸다고 언론 인터뷰를 했더라고요.
◆ 홍종호> 이것도 역시 상당히 트럼프로서는 뼈 아픈 대목입니다. 화석 연료와 관련된 미국의 거대 기업들, 또 거기에 고용되는 노동자들이 있다고 생각한 거죠. 트럼프는 해상풍력 사업을 중단시켜 버리고 하니까 해상풍력은 태양광과 달라서 훨씬 더 중후장대하거든요. 투자비도 많이 들어가고 고용 창출 규모도 굉장히 크단 말이죠. 그런데 이를 금지해 버리니까 당연히 건설 현장의 노동자들은 싫어할 수밖에 없는 거죠.
◇ 최서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운동이 그동안 백인 노동자 계층을 타깃으로 하다 보니까 노조가 트럼프를 지지해 온 일이 많았잖아요. 그런데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막상 중단되고 직접적인 일자리 위협을 받게 되니까 등을 돌리는 거죠. 그래서 북미 노동자 국제연합 관계자가 노동자들은 지금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우리를 위해서 목소리를 내주겠다고 약속한 사람한테 우리가 속았다고 배신감을 드러내는 인터뷰도 했더라고요. 이번 중간선거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 결집에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한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패했다는 진단이 나와요.
◆ 홍종호> 11월이면 10개월 채 안 남았으니 짧은 기간이죠. 이런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너무 무리한 정책과 경제학적 기본 원리에 반하는 정책을 많이 쓴 게 사실이고요. 지금 마음이 너무 급하다 보니 트럼프 행정부에서 연방 정부가 선거를 통제해야 한다는 얘기까지도 나왔어요.
◇ 최서윤> 미국의 선거는 조작됐으며 도둑맞았고 전 세계에서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투표 자격 보호 법안인 미국을 구하는 세이브 법안을 처리해 달라고 공화당 의원들한테 요청했다고 합니다. 이 세이브 법안 미국 모든 주에 적용되는 건데요. 유권자가 투표에 등록할 때 미국 시민권 증명을 제시하고 투표할 때도 신분증을 제시하고, 질병이나 장애, 군복무, 여행 같은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우편투표를 금지해서 유권자 신분 확인 절차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 최서윤> 우리나라 유권자들한테는 이게 그렇게 이상한가 하고 느껴질 수도 있긴 한데 미국에서는 투표 억압으로 볼 수 있다고 해요. 미국은 주별로 투표할 때 우편과 온라인 등록이 되게 자유롭다고 해요. 상당수 시민이 시민권 증빙 서류를 갖추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서류를 갖추지 않은 시민들은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이고 민주당을 지지하는 성향이 있다고 해요. 그러니까 이런 투표 개혁이 결국에는 민주당 투표율을 낮추려고 하는 거라는 분석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이 법안의 통과를 주장하는 데 있어서 트럼프가 선거가 불법 이민자들 때문에 조작됐다고 하는 선거 조작 음모론을 들고 나오는 것에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가 들어 있다는 거죠.
◆ 홍종호> 오늘 최 기자의 설명을 들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가도 너무 나갔다고 생각하게 돼요. 이민자들에 대한 과도한 억압, 특히 미국 시민권자조차도 총격 사건으로 사망하는 일들도 벌어졌잖아요. 그리고 관세 정책은 아무리 MAGA라고 하고 미국 우선이라고 해도 오히려 미국 소비자들의 물가를 상승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계속 지속되는데 결코 포기하려고 하지 않고 있죠. 또 오늘 지적한 재생에너지도 재생에너지 너무 싫어, 화석연료 좋아라고 했지만 실제 현장에서의 일자리 창출, 산업의 발전, 그로 인한 고용 창출의 관점에서 보면 이것도 결코 잘한 정책은 아니라는 것이어서 모르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남은 10개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개과천선해서 대대적인 변화를 불러와야 하겠다는 기대를 해볼 수도 있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힘들 것 같아요.
올해 한 해도 미 정부의 여러 정책과 사회, 경제, 환경, 기후 정책들이 많은 변화가 있고 그에 따른 논란과 논쟁이 많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CBS 최서윤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서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