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사업 수행 과정에서 수십억 원의 사업비를 편취하는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장호 전 국립군산대학교 총장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백상빈 부장판사)는 1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총장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또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군산대 전 산학협력단장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군산대 산학협력단 법인에는 3000만 원의 벌금을 내렸다.
이 전 총장은 지난 2022년 2월쯤 '대형 해상풍력터빈 실증기술 개발' 사업을 총괄 진행하던 중 이행되지 않은 공사를 이행완료된 것처럼 속여 공사비 명목으로 22억 원을 편취하고 사업 관련 공사를 수주한 건설업체 대표에게 3억 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하기로 약속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지난 2018년 연구에 참여한 직원들에게 지급할 연구 수당 2천 800만 원을 빼돌리고 사업 완수를 위해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도록 직원에게 지시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이날 제기된 공소사실 중 기망 행위에 의한 사업비 지급과 연구비 유용, 허위 세금계산서 등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했다. 뇌물 사건과 관련해서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책사업 총괄책임자로 국가연구개발사업 과정에서 허위 증빙자료를 등록해 연구개발비를 편취하고, 거짓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아 조세 질서를 어지럽게 했다"며 "사업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인식했음에도 편취 행위에 적극 나아가 국가 재정에 악영향을 끼친 점 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불량하고"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입찰을 대가로 뇌물을 요구했다는 부분에 대해선 (의혹을 받는)업체가 실제 여러 기관의 평가를 받아 최종 입찰된 점 등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또 편취한 금원이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과 사업 완수를 위해 나름 노력을 기울인 점 등을 종합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조사 결과 에너지기술평가원은 국책사업인 '대형 해상풍력터빈 실증기술 개발 사업'과 관련해 지난 2021년 6월쯤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 이후 이 시점까지 이행완료된 부분에 대해서만 사업비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RCMS(산자부 연구비통합관리시스템) 사용을 허락했다.
하지만 그는 다른 업체의 공사내역도 이행완료된 것처럼 RCMS에 등록하는 방법으로 약 22억 원을 추가 지급하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전 총장은 이날 재판 뒤 "뇌물 혐의 등에 대해 무죄로 판단한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며 "변호인단과 함께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