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노동 개혁' 추진에 소상공인업계 싸늘한 시선

"노동자 권리만 중시, 소상공인 생존은 외면"…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맞물려 반발 격화

소상공인연합회 송치영(앞줄 가운데) 회장이 지난 10일 국회 앞에서 열린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본부'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소공연 제공

"정부 및 국회와 협력을 통해 소상공인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소상공인연합회 송치영 회장은 지난해 9월 17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정부 그리고 여당이 절대다수인 국회와 협력을 강조했다. 특히 송 회장은 "새 정부 들어 연합회 정책 과제들이 하나씩 현실화하고 있다"며 "정부가 소상공인 위기에 귀 기울이고 소통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정부·여당과 소상공인업계는 우호 기류가 뚜렷했다.

지난해 9월 성실 상환자를 위한 10조 원 규모 '소상공인 신규자금 금융지원 방안'이 발표되는 등 소상공인 금융 지원이 대폭 확대됐고, 업계 염원이던 '소상공인 전담 중기부 제2차관' 자리도 신설됐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지난해 8월 당대표로 선출된 뒤 처음으로 방문한 경제단체도 소상공인연합회였다.

그러나 그로부터 불과 5개월여 만인 현재 분위기는 급변했다.

정부·여당이 '주 4.5일제'와 '5인 미만 사업장으로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 그리고 '노동자 추정제'가 핵심인 '일하는 사람 기본법' 등 노동기본권 확대에 초점을 맞춘 '노동 개혁' 과제 추진을 본격화하면서다.

소상공인업계는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 등이 가뜩이나 고물가와 고금리로 신음하는 소상공인들에게 '사회보험료 폭탄'과 '연쇄 파산'을 강요하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소상공인연합회를 비롯한 주요 소상공인 단체들은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본부'까지 결성하며 정부와 여당에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 등 중단을 강력 촉구하고 나섰다.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지난 10일 국회 앞에서 열린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본부 출범식에서 "노동자 권리만 중시하고, 한계에 내몰린 소상공인의 생존은 외면한다"며 여권에 날을 한껏 세웠다.
 
게다가 쿠팡 견제 등을 명분으로 한 정부·여당의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방침은 불난 데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됐다.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이 소상공인 유통 생태계를 파괴하고, 전통시장 및 골목 슈퍼마켓과 옷 가게 등 '로컬 소상공인'에게 궤멸적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게 소상공인업계의 주장이다.

소상공인업계는 정부·여당이 '소상공인 몰락을 초래하는 정책'을 강행한다면 대규모 장외 집회 등 총력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790만 소상공인의 힘을 똑똑히 보여주겠다는 경고다.

6월 지방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노동 개혁 등의 추진 동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소상공인 민심 이반을 막을 수 있는 묘수를 찾기 위한 정부와 여당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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