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속주행을 하는 장치인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ACC)를 믿고 운전하다 사고가 발생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운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2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새벽 1시 22분쯤 화성시 서해안고속도로 당진 방향 팔탄분기점 부근에서 1.5톤 화물차가 단독 사고를 낸 이후에, 뒤에서 오는 승용차 2대가 시차를 두고 화물차를 추돌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화물차 운전자인 30대 A씨는 중앙분리대를 충격하고 1차로에 멈췄지만, 5분 뒤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켜고 달리던 40대 B씨의 차량이 A씨의 화물차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추돌하는 2차 사고가 났다.
2차 사고 이후에는 30대 C씨의 전기차가 도로에 나와 있던 A씨와 B씨의 차량을 잇달아 들이받는 3차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고속도로 2차 사고의 주요 원인을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맹신해 전방주시에 소홀했던 것으로 파악했다.
지난해 3월 18일 평택시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 월곡에서도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하던 승용차가 도로상에 정차 중이던 고장 차량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 여파로 튕겨 나온 승용차는 뒤따르던 차와 충돌해 2명이 중상을 입었다.
같은 해 12월 11일에는 평택시 평택화성고속도로 봉담방향 서탄에서도 크루즈 컨트롤을 켠 승용차가 전방에 단독 사고로 정차해 있던 차량을 받아 1명의 중상자가 발생했다.
한국도로공사 통계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동안 전국 고속도로에서 크루즈 컨트롤 운행 차량이 낸 교통사고는 31건으로, 사망자는 21명이 나오는 등 치사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크루즈 컨트롤은 자율주행 기능이 아닌 정속주행 보조장치이기에 정차 차량이나 고정 물체 인식에는 한계가 있다. 전방주시를 소홀히 한 휴대전화 사용, 유튜브 시청, 졸음운전 등이 겹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4일 서해안고속도로 고창 분기점 부근에서 난 교통사고를 수습하던 경찰관과 견인차 기사가 2차 사고로 사망한 사고 또한 가해 차량이 크루즈 컨트롤 사용 후 졸음운전을 한 사실이 적발됐다.
경찰 관계자는 "크루즈 컨트롤을 켜고 전방주시를 소홀히 하면 치명적인 2차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만큼 운전할 때는 반드시 전방주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