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잠 못드는 밤, 트럼프 '투트랙' 압박

8개월만에 열린 오만 회동에 의미 부여
"美 군사작전시 미군기지 공격" 위협도
이란 "이스라엘이 협상 방해하려 도발 구실 찾아"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군사적 옵션과 협상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압박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란은 중동 주변 국가들에 반(反)이스라엘 연대를 강조하며 지지 확보에 나섰다.

중동을 순방 중인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11일(현지시간) 카타르 군주(에미르)와 회담한 뒤 에미르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이 협상에 참여해 합리적인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은 이란에 대해 군사적 옵션 외에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결론내렸다"며 "만일 미국이 우리를 공격한다면 우리는 중동 내 미군기지를 공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라비아해 인근에 주둔 중인 미군의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에 더해 추가 항모 전단이 투입을 시사한 가운데, 이란 역시 '대화'와 '보복' 두 개의 카드로 맞서는 셈이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 국방부가 앞서 중동 지역에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을 전개한 데 이어, 중동에 2번째 항모 전단을 파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미국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은 일단 미국과 간접적인 방식으로나마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게 다행이라는 분위기다.

이란은 지난 6일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특사 스티브 윗코프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회동했다.

지난해 6월 미군이 작전명 '미드나잇 해머'로 이란 핵시설 3곳을 기습 타격한 지 8개월 만이다.

라리자니 사무총장은 "핵프로그램 외에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협상이 없을 것"이라며 "핵무기를 손에 넣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미국과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핵기술은 누구에게서도 제공받지 않고 스스로의 노력으로 이뤄낸 것"이라면서 "우리는 에너지와제약 등 분야에서 농축이 필요하며, '농축 제로'에 대한 이야기도 없다"고 덧붙였다.

일단 핵협상이 8개월만에 이뤄진 만큼 대화 재개 의지와 초반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알리 라리자니(가운데) 이란 SNSC 사무총장. 연합뉴스

다만 이스라엘 변수가 이란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라리자니 사무총장은 이날 카타르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국 인사들과 만났다.

전날에는 친이란 반군단체 후티 측 관계자들을 만났다고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라리자니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은 협상 과정을 방해하려고 도발 구실을 찾고 있다"며 "이스라엘은 이란만 겨누는 것이 아니고 중동 전체의 안정을 위협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반(反)이스라엘 중동 연대를 강조하며 이스라엘의 불필요한 개입에 경계감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비공개로 회담을 가진 뒤 SNS에 "매우 좋은 회담이었고 우리 양국 간 엄청난 관계는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난 합의를 성사시킬 수 있을지 보기 위해 이란과 협상을 계속하자고 고집했다"며 "만약 합의가 가능하다면 그게 내가 선호하는 점을 총리에게 알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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