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 "희생자 품겠다"…인현동 화재 사망 알바생 '보상' 전망

인현동 화재 참사 관련 중구 입장 촉구 기자회견. 인현동 화재 참사 유가족협의회 제공

1999년 인천 인현동 화재 참사로 숨졌으나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 여고생이 26년 만에 보상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11일 인천 중구는 인현동 화재 참사와 관련해 보상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김정헌 중구청장은 "최근 권익위가 오랜 세월 희생자 인정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던 고(故) 이지혜(당시 17세·여) 학생의 명예 회복을 위해 중구가 제도적 지원에 나서 줄 것을 권고했다"며 "이제는 그분들의 눈물을 닦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는 이런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며 "참사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고, 피해자의 권리와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중구는 인천시와 중구의회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인천시 중구 인현동 화재 사고 관련 보상 조례' 개정 절차에 돌입할 방침이다.

김 구청장은 이날 오전 인현동 화재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조례 개정 방향 등에 대해 의견도 청취했다.

권익위는 최근 "조례 제정 목적을 고려해 이제라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화재 사고로 인한 상처를 치유할 필요가 있다"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단체는 김 구청장과의 면담 이후 중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6년 만에 이양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 열려 다행"이라고 반겼다.

이양의 어머니 김영순 씨는 기자회견 내내 눈물을 흘리며 26년간의 심경을 토로했다.

김씨는 "꽃 같은 딸을 잃은 뒤 그날부터 지금까지 죄인 아닌 죄인으로 살아왔다"며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고도 남을 긴 세월 동안 단 하루도 발 뻗고 편히 자지 못했다"며 눈물을 닦았다.

이어 "세상은 (그동안) 가정형편 돕겠다고 아르바이트를 한 딸을 가해자나 마찬가지라고 했다"며 그 모진 말들이 비수처럼 꽂힐 때마다 '우리 지혜는 죄인이 아니다'라고 외쳤다"고 덧붙였다.

또한 "늦었지만 딸의 이름을 되찾아주셔서 감사하다"며 "부디 약속을 지켜달라"고 말했다.

인천 인현동 화재 참사는 1999년 10월 30일 불법 영업 중이던 중구 인현동의 한 호프집에서 불이 나 호프집에 있던 학생 52명을 포함해 57명이 숨지고 80여명이 다쳤다.

당시 아르바이트생인 이양은 화재 참사로 숨졌으나 조례에 사고의 실화자와 가해자, 종업원은 보상 대상자에서 제외되면서 보상금을 지급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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