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드럼쳤던 韓日, 상공엔 '전쟁 가능 국가' 먹구름

연합뉴스

중의원 선거를 압승으로 끝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향후 행보가 한일관계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당장은 관리모드로 접어든 한일관계의 훈풍을 깨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우경화 노선이 본격화할 경우 한일관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중의원 압승…'전쟁 가능 국가'로 다가가는 日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일본 자민당은 지난 8일 열린 중의원 선거에서 전체 465석 중 316석을 확보해 단독으로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는 의석수(310석)를 넘겼다. 다카이치 총리가 그간 자위대의 존재를 헌법에 명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개헌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현행 헌법 9조(평화헌법)는 무력행사를 포기하고 군대와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개헌을 통해 헌법에 자위대를 명기한다면 일본은 2차 세계대전 패전 이전 '전쟁 가능한 국가' 복귀의 첫 발을 떼게 된다.
 
다만 자민당의 중의원 선거 압승에도 개헌에는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 개헌을 위해서는 상원 격인 참의원에서도 2/3 이상의 발의가 필요하다. 현재 일본 참의원 구성은 여소야대고 다음 선거는 2028년 예정돼 있다. 중·참의원을 통과해도 국민투표에서 과반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다카이치 내각은 일단 개헌을 위한 여론 조성에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日 국방력 강화 움직임 '레버리지' 삼을 수도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 일본 나라현에서 정상회담 후 환담장에서 드럼 합주를 하고 있다. 일본 총리관저 유튜브 캡처

지난달 한일정상회담에서 '드럼 합주'로 상징되는 셔틀외교 재개는 양국의 수요가 충족된 결과다. 한국과 일본은 트럼프 시대의 통상·안보 불확실성 속 각각 전략적 우군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일본은 중일갈등이 장기화하며 한국을 끌어들이려는 경향이 있고, 미국도 중국 견제를 위해 한미일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서 외교가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당장 극우 본색을 내세우기보다는 관리 모드를 깨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청와대 김남준 대변인은 "서로 안정적 발전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류하고 공동의 과제를 해결해나가는 데 주력하자는 입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전쟁 가능한 국가' 회귀 움직임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한일 간 과거사를 고려해 너무 기계적으로, 비관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일본의 국방력 강화 움직임을 지렛대 삼아 우리 정부 또한 전작권 환수와 핵잠수함 도입 등을 주장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는 의미다.
 

"독도 포함한 영토주권 강화 네러티브 대비해야"


일본이 당장 한국을 자극할 행보를 취하긴 어렵겠지만 여론을 등에 업은 다카이치 내각의 우경화 움직임이 한일관계에 변수가 될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립외교원 오승희 교수는 "다카이치 총리는 '강한 일본'을 주장하는 차원에서 독도와 센카쿠열도(중국 명칭 댜오위다오), 쿠릴열도 남쪽 섬들(일본 명칭 북방영토)을 연결하는 영토주권 내러티브를 강화할 것"이라며 "다가오는 다케시마의 날(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엔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이에 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3월 미일정상회담, 4월 미중정상회담 분위기를 보며 중국과의 관계를 조정하려고 할 것"이라며 "중일관계가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때가 온다면 한중일 정상회담 등을 통해 지역적 연대를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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