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돌파구는 ESS…1조원대 정부 수주전 누가 웃을까

이번주 안에 결판…삼성SDI 독식 구조 깨질까
평가 방식 달라져…다른 결과 내겠다는 의지 표명일 수도
신기술 내세운 삼성 vs 물량 공세 LG엔솔
SK온 반전드라마도 가능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1조원 규모의 정부 에너지저장장치(ESS) 2차 수주를 놓고 최종 경합을 벌이고 있다. 삼성SDI가 지난해 1차전에서 압승을 거둔 가운데 3사는 2차전에서 1MWh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각기 다른 전략을 내세웠던 만큼, 이번 결과는 ESS 시장 주도권을 가늠할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전기차 수요 정체(캐즘) 여파로 지난해 4분기 3사 합계 8천억원대 영업 손실이 난 가운데 이번 수주전은 실적 반등을 위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삼성SDI 수성·LG엔솔 반등·SK온 절치부심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전력거래소는 11일 ESS 2차 입찰 평가를 마무리한 뒤 이 주 안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2027년까지 총 540㎿ 규모의 ESS를 구축하는 이번 입찰에는 35개 안팎의 컨소시엄이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1차 입찰에서는 삼성SDI가 76%를 독식했다. 반면 LG엔솔은 24%에 그쳤고, SK온은 단 한 건도 확보하지 못했다. 이번 2차전은 SK온의 첫 수주 여부와 삼성·LG 간의 점유율 재편 구도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업계의 시선은 1차전에서 압승했던 삼성SDI의 수성 여부에 쏠린다.
 
삼성SDI는 에너지 밀도를 37% 높인 'SBB(삼성 배터리 박스) 1.5'를 앞세웠다. 주력인 삼원계(NCA) 배터리는 LFP보다 열 안정성이 낮지만 '물리적 방어막'을 씌워 이같은 우려를 불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화재 발생 시 소화액을  셀 내부로 즉시 분사하는 '함침식 소화 기술(EDI)'과 특정 셀에서 불이 나도 옆으로 번지지 않게 하는 '열 확산 바지 기술(No-TP)'로 소재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LFP(리튬인산철) 조기 투입'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범용 제품인 LFP 배터리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자신감도 감지된다. 여기에 45%에 달하는 컨소시엄 채택률을 바탕으로 물량 공세도 적극적으로 펼쳤다는 후문이다. 컨소시엄마다 최종 입찰가는 다르게 책정되는 만큼, 최대한 많은 컨소시엄을 구성한 배터리사가 최종 낙찰받을 가능성이 커지는 구조를 최대한 활용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삼성은 '76%'보다 떨어지면 실패했다는 인식, LG는 업계 1위인데 절반은 해야 한다는 인식이 크다"면서도 "다만 삼성이 (비싼 원료를 쓰는데) 단가를 계속 맞출 수 있을지 다소 회의적인 시선도 있기는 하다"는 평이 나온다.

한편 SK온은 이번 수주전이 '실적 돌파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후발주자로서 물량 확보가 절실한 만큼, 기존 주력인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로 기술적 차별화를 꾀하는 동시에 향후 공급할 LFP 라인까지 전방위로 제안하며 점유율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달라진 2차전 평가 방식…비가격 평가 50%가 변수

삼성SDI 부스 살피는 관람객. 연합뉴스

이번 2차전의 가장 큰 변수는 가격 평가 비중이 10%포인트(p) 낮아진 대신, 비가격 평가 비중이 50%로 올랐다는 점이다. 세부적으로는 계통 연계(25%), 산업·경제 기여도(12.5%), 화재·설비 안전성(12.5%) 등으로 구성되어 기술력과 공공성을 동시에 검증한다.
  
산업·경제 기여도 비중이 커진 만큼 LG엔솔과 SK온으로서는 중국산 소재 의존도가 높은 LFP 배터리의 공급망(SCM) 리스크를 해소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이에 LG엔솔은 내년 가동 예정인 오창 에너지플랜트의 LFP 라인을 전진기지로 삼아 '국내 생산' 명분을 강화했다. SK온 역시 충남 서산공장에 3GWh 규모의 국내 최대 LFP 전용 라인을 구축하고, 양극재부터 분리막까지 핵심 소재를 국내에서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삼성SDI 내에서는 이미 국내 공급망을 완비된 만큼 비가격 평가에서 우위에 섰다는 기대감이 크다. 다만 업계에서는 1차전 독식에 따른 '견제 심리'를 넘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없지 않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평가 방식이 바뀐 것은 1차전과는 다른 결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 아니겠느냐"며 "이번 수주 결과에 따라 글로벌 ESS 시장에서 입지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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